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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몰입3

몰입의 기술 2015년 1월 18일, 나는 이 신문기사 사진을 휴대전화에 담아두었습니다. 그러니까 7년 전, 나는 아직도 무엇엔가 몰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마음을 먹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일도 있었을 것입니다. 40년의 세월에서 그렇게 산 경험도 있고, 그 경험에 대해 누가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마음으로는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에게 몰입은 마술은 아니어서 저 기사의 '몰입의 마술(魔術)'을 '몰입의 기술(技術)'로 바꾸어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마술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나 스스로 그렇게 부르는 건 주제넘은 일이지 않을까 싶어서입니다. 그 몰입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던 때가 내게도 있었고 나는 그때가 그립습니다. 아마 다시 7년이 지나가고 그때도 여기 이렇게 앉아 있을.. 2022. 3. 3.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다닐 알렉산드로비치 그라닌(전기)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셰프》 이상원·조금선 옮김, 황소자리 2004 나의 시계는 끊임없이 질주한다. 한때는 시계가 너무 많더니 이젠 이 방엔 단 세 개뿐이다. 자다가 깨어 화장실 갈 때 시각을 확인할 수 있는 탁상시계, 회의를 하거나 누구를 만날 때 스마트폰 들지 않고 자연스럽게 시각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젠 소용이 없게 된 손목시계, 초침이 1분에 한 바퀴씩 숫자판을 일주하는 저 벽시계가 그것들인데 벽시계를 바라볼 때마다 나는 조급해진다. 초침이 너무나 분주하기 때문이다. 그 초침이 달리는 모습을 보면 정말이지 이렇게 앉아 있어도 되나 싶고 벌떡 일어서서 밖으로 뛰쳐나가 무슨 일을 저질러야 할 것 같은 강박감을 느끼게 된다. 류비셰프는 그의 시간을 이렇게 살았단다... 2021. 12. 25.
존 제이 오스본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 존 제이 오스본·구히서 옮김, 『하버드대학의 공부벌레들』 (일월서각, 1978.12.10. 초판발행, 1980.2.20. 10판 발행) 옮긴이가 具熙書이니까 구희서가 아닌가 싶습니다. 교보문고에서 요즘도 이 책이 팔리고 있는 걸 봤습니다. 그래서 졸저 『보고 읽고 생각하는 아이로 키워야 한다』(2005, 아침나라)에 실었던 글을 옮기게 되었습니다. 책 소개는 아닙니다. 이 책을 보고 생각나는 일들을 적은 글이라고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책이 어떤 책인가를 알고 싶어서 들어오신 분은 이쯤에서 돌아가시기 바랍니다. 그는 복도를 따라 걸어가며 방문마다 멈춰 서서 안의 동정을 살폈다. 한 방에서 불빛이 새어나왔다. 아직도 누가 공부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건 마치 쳇바퀴 같은 것이다. 아직 잠을 안 자.. 2011.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