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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마르그리트 뒤라스3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인』 마르그리트 뒤라스 《연 인》 김인환 옮김, 민음사, 2011 ♣ 이 작가는 1996년 초봄에 사망했는데 그 즈음 『이게 다예요』라는 작품이 소개되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작가인가 싶어 그 얄팍한 책을 구해 보고 실망한 기억이 있습니다. '이게 다라니! 도대체 무슨 얘기야?' 그러나 그 독후감은 작가를 몰랐던 데서 비롯된 실망이었을 것입니다.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이 작품 『연인』(1984)으로 프랑스에서 가장 영예로운 문학상인 콩쿠르 상을 받았고, 1986년에는 "영어로 출간된 올해 최고의 소설"이라는 찬사와 함께 리츠파리헤밍웨이상을 수상했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 이른바 '성적 수치심' '에로이즘' 같은 건 해당되지도 않는다 해도 - 그 적나라한 감정 표현 떄문에 중·고등학생들에게 권할 만한 작품이라고 하.. 2011. 11. 8.
마르그리트 뒤라스 『히로시마 내 사랑』 마르그리트 뒤라스 《히로시마 내 사랑》 이용주 옮김, 동문선 2005 영화 『히로시마 내 사랑』의 시나리오입니다. 시놉시스(synopsis 영화의 개요, 의도))에서 이 영화의 성격이 될 만한 부분을 골랐습니다. 우연히 만난 커플의 모습은 영화가 시작될 때 보이지 않는다. 여자도 남자도 보이지 않는다. 그들의 모습 대신에 머리와 허리 부분이 잘린 듯한 사랑에 빠져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죽어가고 있는 것 같기도 하며, 차례차례 잿더미와 이슬 방울, 원자폭탄의 분진으로 덮여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정사가 끝난 후의 땀방울이 맺혀 있는 것 같은 육체가 움직이는 장면이 보인다. 히로시마에 원자폭탄을 떨어뜨린 '인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결코, 순전히 미국의 입장에서 그것도 1945년을 고스란히 상기하며 설명한.. 2011. 11. 3.
마르그리트 뒤라스 『모데라토 칸타빌레 Moderato Cantabile』 마르그리트 뒤라스/정희경 옮김 『모데라토 칸타빌레 Moderato Cantabile』 (문학과지성사, 2009, 1판6쇄) 외간남자는커녕 '외출'이라는 단어조차 몰랐을 것 같은 숙녀가 있습니다. 그녀가 어느 날 '죽음으로써 완결되는 절대적 사랑'을 찾아나선다면, 소설은 포르노처럼 되어버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마르그리트 뒤라스는 그런 소설을 쓴 적도 없을 뿐만 아니라 『모데라토 칸타빌레』는 '실화가 아닌 한'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 안 데바레드는 소도시 공장주의 아내로 아들 하나를 두고 있습니다. 그녀는 10년 전 결혼한 이래 남의 입에 오르내린 적이 없는 완벽한 처신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하루하루 판에 박은 듯한 삶을 살고 있으며, 모든 일이 그녀의 존재 범위 밖에서 이루어지는 까닭에 정원수 .. 2011.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