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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로봇3

로봇과 함께하는 날들의 소설 《마음 깊은 숨》 예소연 《마음 깊은 숨》《현대문학》 2025년 1월호      "요시는 안심 케어형 안드로이드잖아요.""네.""그러면 화가 날 땐 어떻게 해요?""화가 나지 않죠.""아이가 아무리 떼를 써도요?""그럴걸요? 근데 저는 주로 노인을 돌봤어요. 노인도 떼를 써요.""어쨌든. 그럼 누가 너무 미워서 죽겠던 적 없어요?""없어요.""그렇군요.""치영 씨는요?""저는 거의 화가 나 있는 상태로 누군가를 미워하죠.""그러면 치영 씨는 분노 맥스형 인간이네요."내가 어이없다는 식으로 웃자 요시도 한참 웃다가 조용히 말했다."그런데 설명을 못할 뿐이지, 어떤 상태가 될 때는 있어요. 저는 그걸 '아차 상태'라고 하는데요. 순식간에 아주 깊은 미궁에 빠져버리는 거예요. 저로서는 판단할 수 없는 감정 기능이죠."  '요시.. 2025. 2. 2.
이 또한 그리워질 '무인 로봇 카페' 진짜  24시간 열려 있다. 그렇지만 아름다운 여인이 기다리던 그런 날들을 떠올린다면 실망스럽고 허탈해진다.주로 재즈 아니면 재즈풍 가요가 그 24시간을 채워주는 것 말고 다른 걸 기대해서는 안 된다.    주문 키오스크 앞에 서서 손가락 그림("여기를 터치하세요")을 따라가면 주문이 이루어진다. 식당에서 테이블 위 키오스크를 작동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비용을 사전에 결제해야 하는 것은 다르다. 음료의 비용은 종류에 따라 3,000원~4,000원이다. 주문이 이루어지면 저 '로봇'(화면 중앙에서 두 눈을 뜨고 고개를 쳐들고 있는 물체)이 일을 시작한다.간간히 이런 방송이 들린다(단어나 자구 하나하나가 다 정확한 건 아니다)."음료를 제조 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로봇은 음료를 준비할 자리에 컵 .. 2024. 8. 16.
알파고 인간의 모습 알파고 인간 Ⅰ 인간? 글쎄요. 그것도 인간이라고 해야 할지 의문이긴 하지만 일단 '인간'이라는 단어 앞에 무슨 수식어를 붙이면 괜찮을 것 같긴 합니다. 인조인간, 로봇 인간, 알파고 인간……. 그럼 우리 같은 '사람'을 가리킬 때는 "진짜 인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가짜 인간 .. 2016. 8.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