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2 「여의도」 여의도 서효인 과제를 생각하며 미간을 좁히자 누나는 꽃을 보는 거니, 묻는다. 땅의 어디서부터 푸른 잎이 돋아나는지 모른다. 누나의 취미는 구름의 속도를 측정하는 것, 하늘의 변색을 추리하는 일, 감식은 사람을 질리게 만든다. 누나는 엄마랑은 다른 거야, 울 밑에 선 작은 식물이 .. 2012. 6. 18. 사촌누나 사촌누나는 지금 문경에서 살고 있습니다. 웬만한 나이가 되면 흔히 그럴 것 같기는 하지만, 누나는 삶에 지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또 그런 생각이 들면 이 세상이 원망스러워집니다. 우리가 시골 살 때, 정말 아무것도 없이 그렇게 살 때, 명절이나 제사 때 찾아가던 우리 큰집은, 속리산 깊은 계곡의 '도황골'이라는 산골짜기에 있었습니다. 백부께서 정감록(鄭鑑錄)을 아주 좋아하셔서 장차 난을 피한다며 그 골짜기로 들어가셨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난(亂)이라면 그 판단 자체가 난(難)이었을 것입니다. 백부의 그 판단은 당연히 어려운 살림의 근본 원인이 되었고, 그 골짜기를 나와서도 한동안 지난함이 계속되었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교과서에 나오는 '의 좋은 형제'보다 더 우애로운 분이어서 농사가 끝나면 '형님댁'.. 2012. 5.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