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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너 혼자2

박상순 「너 혼자」 너 혼자 박 상 순 1. 너 혼자 올 수 있겠니 2. 너 혼자 올라올 수 있겠니 3. 너 혼자 여기까지 올 수 있겠니 안개가 자욱한데. 내 모습을 볼 수 있겠니. 하지만 다행이구나 오랜 가뭄 끝에 강물이 말라 건너기는 쉽겠구나. 발밑을 조심하렴. 밤새 쌓인 적막이 네 옷자락을 잡을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렴. 나는 삼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또 나는 사십 센티미터의 눈금을 들고, 또 나는 줄자를 들고 홀로 오는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1. 너 혼자 말해볼 수 있겠니 2. 너 혼자 만져볼 수 있겠니 3. 너 혼자 돌아갈 수 있겠니 바스락 바스락, 안개 속에 네 옷깃이 스치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네가 네 청춘을 밟고 오는 소리가 들리는구나. 하지만 기운을 내렴. 한때 네가 두들기던 실로폰 소리를 기억하렴.. 2018. 7. 31.
"너 혼자 갈 수 있겠니?" 성복초등학교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너 혼자 갈 수 있겠니?" 시詩 한편 소개합니다. 왠지 조금 쓸쓸한 것 같지만 그 쓸쓸함을 보여드리고 싶은 건 아니고 '너 혼자'라는 낱말의 이미지가 간절하여 보여드리고 싶어졌습니다. 1, 2, 3 번호가 붙는 시는 흔하지 않지만 몇 번 보면 이상할 것 없게 됩니다. 너 혼자 - 박상순(1961∼ ) 1. 너 혼자 올 수 있겠니 2. 너 혼자 올라올 수 있겠니 3. 너 혼자 여기까지 올 수 있겠니 안개가 자욱한데, 내 모습을 볼 수 있겠니. 하지만 다행이구나, 오랜 가뭄 끝에 강물이 말라 건너기는 쉽겠구나. 발 밑을 조심하렴. 밤새 쌓인 적막이 네 옷자락을 잡을지도 모르니 조심해서 건너렴 (중략) 1. 너 혼자 내려갈 수 있겠니 2. 너 혼자 눈물 닦을 수 있겠니..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