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맡겨진 사람들1 볼프강 보르헤르트 《내맡겨진 사람들》 볼프강 보르헤르트 《내맡겨진 사람들》Wolfgang Borchert 《Die Ausgelieferten》박병덕 옮김, 《현대문학》 2024년 11월호 저 밖에 도시가 서 있다. 거리에는 가로등이 서서 감시하고 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도록. 거리에는 보리수, 쓰레기통 그리고 아가씨들이 서 있다. 그것들의 냄새가 곧 밤의 냄새이다. 그것은 독하고 씁쓸하고 달콤하다. 가느다란 연기가 반짝거리는 지붕들 위에 수직으로 가파르게 떠 있다. 북소리를 내며 쏟아지던 비가 그치더니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어버렸다. 그러니 지붕들은 아직도 빗물로 반짝이고, 빗물에 젖은 거무스름한 기와 위로 별들이 하얗게 떠 있다. 이따금씩 발정한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달까지 치솟아 오른다. 어쩌면 인간의 울음소리일지도 모른다. .. 2024. 11.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