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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나딘 고디머2

나딘 고디머 《거짓의 날들》 나딘 고디머 《거짓의 날들》 왕은철 옮김, 책세상 2014 나는 비 오는 모습을 지켜보며 창가에 서 있었다. 너무 조용히 와서 창문에서 돌아서면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 수 없었다. 밖으로 눈을 돌려야만 비가 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비는 소리 없이 내리고 또 내렸다. 정원과 바다는 기차 안에서 내 앞으로 밀려왔다가 기찻길을 따라 멀어져가던 풍경과 다를 바 없었다. (...) 그녀는 '젊은 사람들을 이해'하려 애쓰지 않았다. 자신의 관점과 선호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을 미안해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자신이 느끼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보여주고 나이에 걸맞은 초연함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위엄을 잃을까봐 두려워하지도 않았다.(75)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인근 애서턴 광산촌 사무관의 딸 헬렌.. 2022. 1. 5.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 TELLING TALES 』 나딘 고디머 엮음, 이소영·정혜연 옮김 『내 인생, 단 하나뿐인 이야기 TELLING TALES 』 민음사, 2010 Ⅰ 맨 앞의 「블도그」(아서 밀러) 이야기입니다. 소년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강아지를 무릎에 둔 채 초록색 의자 팔걸이에 걸터앉았다. 여인이 곁에 앉아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 같았다. 머리숱이 아주 많아 분명치는 않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떻게 해야 할지 점점 더 난감해졌다. 그러자 여인은 물을 마시겠느냐고 물었고 그러겠다고 하자 개수대로 가서 수도꼭지를 틀었다. 그동안 소년은 일어나서 강아지를 다시 상자 안에 넣을 수 있었다. 유리잔을 들고 여인이 돌아왔다. 소년이 잔을 받자 그녀는 가운을 살짝 열어젖혀 공기가 반쯤 찬 풍선 같은 가슴을 내보이며 소년이 열세 살밖에 되지 않았다는.. 2015.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