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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김영하2

김영하 《여행의 이유》 김영하 산문 《여행의 이유》 문학동네 2019 1 상하이 푸등 공항에서 비자가 없어 '추방' 당해 돌아온 일로 '여행'을 정의합니다. "기대와는 다른 현실에 실망하고, 대신 생각지도 않던 어떤 것을 얻고, 그로 인해 인생의 행로가 미묘하게 달라지고, 한참의 세월이 지나 오래전에 겪은 멀미의 기억과 파장을 떠올리고, 그러다 문득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알게 되는 것."(51) 2 이야기들이 작가의 경험을 통해 펼쳐집니다. * 여행의 필요성을 느끼는 것은 "행복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슬픔을 몽땅 흡수한 것처럼 보이는 물건들로부터 달아나기 위해서"(데이비드 실즈)라는 이야기. * 생각으로 먹고사는 사람들은 방랑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이야기. * 인터넷 시대가 되면 수요가 줄어들 거라던 여행은 .. 2019. 8. 2.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문학동네 2013 아주 아주 무서운 살인자가 자기가 누구인지, 무슨 짓을 한 건지도 모르게 되는, 잊어버리게 되는 이야기다. 대단한 소설이구나 싶었다. 읽지 않고 혹은 잘못 읽고 이야기하는 건 건방지거나 유치한 경우가 될 것이다. 1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을 죽인 것은 벌써 25년 전, 아니 26년 전인가, 하여튼 그쯤의 일이다. 그때까지 나를 추동한 힘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살인의 충동, 변태성욕 따위가 아니었다. 아쉬움이었다. 더 완벽한 쾌감이 가능하리라는 희망. 희생자를 묻을 때마다 나는 되뇌곤 했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살인을 멈춘 것은 바로 그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7) 첫 장면이다. TV에서 "수의사로 일하다 은퇴한 이후로는 평소 주민들과 접.. 2018.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