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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그리운 바다 성산포2

이생진 「혼자 서 있는 달개비」-그 여자에게 보여주고 싶은 시 1 달랑 하나 남은 노란 열매가 안쓰럽습니다. 2 저 가지가 지탱하겠나 싶게 주렁주렁 달려 있었습니다. 드나들 때마다 바라보며 으쓱해했습니다. '나도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주민이다!' 그러나 좋은 일은 오래가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가 저 나무 아래 풀숲을 뒤적이고 있었고, 아내는 좀 언짢은 표정으로 그 아주머니와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순간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나무는 열매들을 다 어떻게 했는지 저렇게 앙상한 몰골로 서 있었습니다. 여자는 버팀목까지 해둔 저 나무를 흔들어 떨어진 열매를 줍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날 저녁까지 주렁주렁 달려 있던 열매가 한꺼번에 다 익어서 가만히 두었는데도 우수수 떨어질 리는 없었을 것입니다. 설탕으로 버무려 효소를 만들겠다고 하더랍니다. "관리사무소에서 농약.. 2015. 7. 12.
이생진 『그리운 바다 성산포』 이생진 시집 『그리운 바다 성산포』 동천사 1994 Ⅰ 이생진 시인의 홈페이지 이름입니다. 거기에 가보면 언제라도 이 시인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 세상에 가서도 바다에 가자 바다가 없으면 이 세상에 다시 오자 ― 「저 세상」 Ⅱ 토요일 오후 3시 30분. 영풍문고가 있던 자리의 분수대 앞에서 모이자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일찌감치 나섰더니 '이런……'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역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2시 30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나… 어디 찻집에라도 들어가 시간을 보내야 할까?'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을 보니까 자신이 이방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때 헌책방이 눈에 띄었습니다. '옳지! 저기 숨으면 되겠구나.' Ⅲ 입구에서 안쪽까지 샅샅이 훑어가기로 했습니다. ― 한 권에 1,000원 ― 한 권에 2,.. 2015. 3.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