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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교사의 의무2

지금 여기에서의 사랑과 행복 젊음을 교단에 바쳤다고는 하지만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아이들을 직접 가르친 건 20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나마 그 당시에는 부모 결손 가정이 흔하지 않아서 그런 점에서는 편한 교사 생활을 했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가 담임한 아이들은 아버지나 어머니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경우가 거의 없었고 눈에 띄면 마음만으로라도 특별히 유념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D시에 전입해서 맨 처음에 만난 아이는 아버지가 없어서였는지 자주 내게 다가왔는데 나는 그게 오히려 고마워서 지금도 그 아이의 모습이 눈에 어른거린다. '잘 살고 있겠지' '이제 초로의 할머니가 되었겠구나...' 교육부에서 오랜 세월을 보내고 마지막 5년 반 동안 교장으로 지낼 때는 여기서나 저기서나 결손가정의 아이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고, 그런 아이들은 예.. 2024. 6. 22.
어느 초등학교 교사의 일기 (2023.3.29) 2024년 3월 4일 월요일 긴장 속 하루였다. 날씨가 좀 쌀쌀했는데 몸도 마음도 분주해서 그런 줄도 몰랐다. 마스크를 쓴 아이가 세 명이었다. 얼굴을 보고 싶어서 점심식사 때 잠깐씩 살펴보았다. 정겨운 아이들, 사랑스러운 내 아이들. 지난해엔 ‘추락한 교권’ 이야기가 참 많았다. 올해는 어떤 일이 있을까, 곤혹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별일 없을 것을 확신하고 싶다. 아이들 다툼은 충분히 이해시키면 서로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학부모와의 소통에서도 그것을 유념하면 그들도 나를 믿을 것이다. 로버트 풀검(「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유치원에서 배웠다」)은 사람의 머릿속에 든 것은 다 다르다면서 “당신은 왜 내가 보는 방식으로 보지 않나요?” 묻기보다는 “그렇게.. 2024.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