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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관상동맥2

부총리님께 -다시 아산병원을 다녀와서 - 아침에 병원 창 너머로 내다본 한강 위로 오늘도 또 눈발이 날리더니 종일 오락가락했습니다. '강원 산간은 눈폭탄'이란 기사가 보이니 부총리님 계신 곳은 더하겠지요. 그 골짜기에서 괜찮으신지요? 지금 이 시각에도 눈이 내립니까? 택배회사에 주소와 전화번호를 잘못 알려주어 연락이 왔었습니다. 혹 도움이 될까 싶어서 "그분이 부총리님"이라고 했는데 그렇게 해놓고는 뭔가 제 얄팍한 의도를 드러낸 것 같아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이제 '정말로' 담배를 끊었습니다. 결재를 받으며 지내던 그 시절, "요즘은 덜 피우는가? 냄새가 덜 난다." 하실 때마다 "예" 하고 대답하던 제 능청이 너무나 송구스러웠습니다. 그 이후 최근까지도 호기롭게, 때로는 심지어 '행복한' 마음으로 담배를 피워대면서도 전화나 이메일로 그걸 물어.. 2010. 2. 12.
수술실 일기- 2010.1.17-1.22. 서울아산병원- 아직은 혼수상태였을 것입니다. 눈앞에 손이 보였습니다. '부드럽지는 않지만 언제나 따듯한' 그 손을 잡고 두 마디만 했습니다. 그게 차례로 가장 중요한 말이긴 하지만 수술실에서 생각해 두지는 않았는데도 저절로 그 말이 나왔습니다. "오래 걸려서 걱정하고 있을 줄 알았어." "나 대단히 아팠어." 아내는, 제 손목의 핏줄을 타고 들어간 카메라가 세 줄기밖에 되지 않는 관상동맥들 살펴보는 데는 10분이나 20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를 몇 차례 들었기 때문에 한 시간도 더 걸린 그 시간에 거의 초죽음이 되었을 것입니다. 검사를 받아보러 들어가 수술을 하게 되고 게다가 지혈까지 어려워 고생을 하고 나오는 동안 예기치 않았던 상황에 어디론가 전화하는 자신의 손이 푸르죽죽하더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중.. 2010. 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