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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공간2

생각과 느낌, 몸이 따로따로 있다 생각은 느리다. 내가 처한 시간과 공간을 따르지 못할 때도 있다.앞으로 나가려고 하기보다는 뒤쪽을 바라보려고 한다.생각이 흐르는 시간과 함께하고, 그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공간과 함께하려면 허덕허덕해야 할 것 같다.드문드문 생각해도 무방하다는 건 편리하고 고마운 일이다.몸은 여기에 있다.자다가 깨면 새삼스럽 '내가 여기 있구나' 한다.얼핏 '거기인가?' 하다가 설풋 둘러보고 '여기구나' 하고는 또 잠이 든다.생각이나 느낌은 엊그제나 잘해봤자 어제에 머무르기 일쑤인데, 몸은 늘 오늘 이 시각(시간)의 여기에 있다.달이 가고 해가 바뀌는 것에 대한 생각도 마찬가지다.*느낌은 자주 생소하다.느낌은 큰일날 일 없는 사소한 것이다. '그 참... 내가 이미 여기에 있네'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생각과 느낌, 몸은.. 2025. 3. 31.
"저 사진은 뭐야?" 지금 내가 앉아 있는 여기 이 방은 내가 꿈꾸어온 바로 그런 곳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긴 하지만 이 정도로도 나에겐 과분하다. 서쪽으로 창이 나 있어 생각만 나면 이 아파트 도로를 오르내리는 사람들, 자동차와 배달 오토바이들을 내려다볼 수 있고 건너편 아파트도 살펴볼 수 있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그 불빛들을 하염없이 내다보기도 한다. 부자들과 유명 인사들이 산다는 티 하우스 뒤로는 지금은 눈 덮인 산, 가을에는 단풍이 드는 모습을 볼 수 있고, 저녁때는 서울 방향으로는 고운 석양도 볼 수 있다. 밤이 깊으면 24시간 운영 무인 카페(24 hours open cafe)의 음악이 실낱같이 들려서 그것도 좋다. 여기에서 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편안함을 느끼고 싶어 한다. 여유를 찾고 싶어 한다. .. 2024. 2.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