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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계수나무2

그리운 메타세쿼이아, 그리운 계수나무 위쪽은 메타세쿼이아, 아래쪽은 계수나무입니다. 사이로 보도블록이 깔려 있는 길을 나 혼자서 '오솔길'이라고 부릅니다. 오래전 D시 사범대학 부속초등학교에 근무할 때, 그 학교 앞으로는 그 시가지에서 가장 넓은 대로가 지나가고 그 대로변 학교 담장 안쪽으로는 수십 그루 나무와 맥문동 등 갖가지 풀들로 이루어진 한적한 곳이 있었는데 나는 우리 반 아이들과 함께 그 나무 아래 길을 '사색의 길'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는 우리 반 놈들이 다툴 때마다 "둘이서 손 잡고 사색의 길을 두세 번 왔다 갔다 하고 돌아와! 두 번 돌아야 할지 세 번 돌아야 할지는 너희가 돌면서 정해!" 했습니다. 그 산책로를 다녀온 그놈들은 그것으로 다 해결되었다는 듯 내 허락도 받지 않고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나중에 .. 2023. 9. 7.
닐 암스트롱과 계수나무 한 나무 1 1969년 7월 20일, 닐 암스트롱은 그곳이 달이라며 지구로 연락했습니다. "휴스턴, 독수리는 여기 고요의 바다에 착륙했다." 그는 이런 말도 했습니다. "이것은 한 인간의 한 걸음에 지나지 않지만, 인류로서는 위대한 도약이다." 라디오에서 그렇게 말하던 그 음성을 듣던 일을 기억합니다. 올해는 그때로부터 어언 반 세기가 지나 50주년이라는 기사를 봤습니다. 48주년, 49주년에는 아뭇소리 없다가 돌연 50주년이라니까 난데없다는 느낌이 없지 않지만 따져보니까 50주년이 맞긴 했습니다. 그 환희가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는 사람도 많을 것 같고, 그때는 몰랐지만 혹은 그때 자신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지만 놀라운 일이었다는 사람도 많을 것입니다. 혹 이렇게 생각한 사람도 있을까요? '그래? 그런 일이 있었.. 2019. 7.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