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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경쟁의 배신4

좋은 교과서 만들기 케이트 레이스 Kate Leys는 영국의 선도적인 스크립트 개발 편집자 중 한 사람이다. 그녀는 유명한 베테랑부터 이제 막 경력을 시작한 지망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가 및 제작자와 함께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트레인스포팅〉〈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등 최근 들어 가장 성공적인 영국 영화 몇 편을 작업하기도 했다. "성공은 복제를 낳기 마련입니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바로 그것이죠. 사람들은 복제를 당연한 것으로 압니다. 그들은 복제인간을 원해요! 관객들도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 것을 느낍니다. 마치 모든 사람이 다 똑같은 결정을 내리고 있는 것처럼 생각되죠." (...) 영화산업계에서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간부들 중 그런 관점을 얻을 수 있을 정도로 오래 자리를 지키는 사람은 드물다.. 2022. 3. 19.
볼 만한 프로그램 TV 채널이 0부터 999번까지 있다는 말을 처음에 들었을 때 나는 그게 몹시 부담스러웠다. 마치 스마트폰의 기능 중 전화는 겨우 1/100쯤이라는 IT 애호가의 말을 들었을 때처럼. 그 100가지 채널을 어떻게 다 파악해서 골고루 보고 중요한 걸 꼭 챙겨 보고 봐야 할 걸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까, 그게 걱정스러웠고, 세상이 그렇게 되도록 '지상파'(그런데 지상파가 도대체 뭐지?) 방송도 제대로 시청하지 않는(한때 교육자였으면서도 EBS 교육방송 중 유익한 프로그램조차 전혀 시청하지 않고 있는) 자신이 더욱 형편없고 한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게으름을 피우거나 말거나 세상의 방송은 잘도 돌아가는구나... 방송이 천 가지라니... 아따 세상 참...' 그러다가 곧 돈을 더 내고 이른바 지상파.. 2021. 9. 29.
《경쟁의 배신 A BIGGER PRIZE》 마거릿 헤퍼넌 《경쟁의 배신 A BIGGER PRIZE》 김성훈 옮김, RHk 2014 몇 년 간 바라보기만 한 책이다. "경쟁은 누구도 승자로 만들지 않는다" "우리가 믿어왔던 경쟁의 숨겨진 모습들"이라는 표지의 경구가 눈에 띌 때마다 교육밖에는 아는 것 없이 지낸 나는 당연하다는 듯 그 말을 교육의 현실에 비추어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곤 했다. '그래, 교육이 경쟁으로 이루어지면 그 누구도 승자가 될 수 없지. 혹 1등을 차지한 한 명? 그렇지만 그도 그 경쟁으로 행복해질 수 없는 것이라면 그 한 명조차 승자라고 할 수가 없겠지?' '경쟁 교육은 교육자라는 이름을 가진 측에게만은 유리하지. 왜 그렇게 가르치느냐고 따질 겨를이 없어지니까. 경쟁을 붙여놓으면 학생들끼리 싸우느라고 정신이 없어서 지식 공급자 .. 2021. 9. 27.
온라인 게임과 독서 재능 있는 작가이고 생각 깊은 교사인 리안 반 클리브 Ryan Van Cleave는 컴퓨터광이 아니었는데도 컴퓨터 게임에 중독되어 일주일에 60시간까지 게임을 할 때가 있었다. 꿈에 그리던 직업도 생겼고, 사랑하는 임신한 아내도 있었다. 하지만 컴퓨터 게임이 주는 순수한 성취감이 현실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가 쓴 글) "현실세계는 내게 무력감을 준다. 작동하지 않는 컴퓨터, 징징대며 우는 아이, 갑자기 죽어버린 휴대전화 배터리, 일상생활에서 사소한 장애만 생겨도 내 모든 힘이 사라져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World of Warcraft(온라인게임)'를 하면 마치 신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그가 한 말) "승자가 되려면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자부심이 있어야 .. 2021. 9.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