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2 겨울밤 벽시계 사륵사륵…… 사각사각…… 눈 내리나? ... 아니네? ... 좀벌레가 벽을 갉아먹고 있나? 아, 벽시계 소리! 갉아먹는 소리 같은, 눈 오는 소리 같은 갉아 먹히고 내려서 사라지는 나의 겨울밤 나의 시간 2023. 2. 17. 백석 「고야古夜」 추위가 절정이어서 성에까지 끼어 있습니다. '이런 밤엔 어느 시인의 시를 고르는 게 좋을까' 하고 몇 권 되지도 않는 시집들을 살펴보다가 『정본 백석 시집』(고형진 엮음, 문학동네, 2012)을 살펴보았습니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날리고 (…) 이렇게 시작하는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는 이젠 아무래도 내게까진 어울리지 않고 「고야古夜」가 나을 것 같았습니다. 고야古夜 아배는 타관 가서 오지 않고 산山비탈 외따른 집에 엄매와 나와 단둘이서 누가 죽이는 듯이 무서운 밤 집 뒤로는 아늬 산山골짜기에서 소를 잡아먹는 노나리꾼들이 도적놈들같이 쿵쿵거리며 다닌다 날기멍석을 져간다는 닭보는 할미를 차 굴린다는 땅아래 고래 같은 기와집에는.. 2018. 1. 28.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