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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가혹한 소년들2

임승훈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임승훈 소설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 문학동네 2019 여덟 편의 슬픈 소설이 들어 있다. 슬프지만 재미있고 즐겁다. 슬픈 내 이야기, 내 슬픈 이야기, 그러면 슬프지만 재미있고 즐거운 내 이야기 여덟 편? 그래서 빠르게 읽혔을까? ● 졸피뎀과 나 임승훈이라는 사람이 "지구에서의 내 삶은 형편없었다"(11)며 시작하는 얘기. 나는 오랜 시간, 어쩌면 인류가 태어나고 사라졌던 긴 시간, 달이 초승달에서 그믐달이 되어갔던 그 시간 동안 지구를 미워했었다. 미워한 만큼 사랑했었다. 아니 사랑했기 때문에 미워했었다. 어쩌면 사랑받고 싶어서 미워했다. 하지만 이제 그 지긋지긋한 사랑도 미움도 근거를 잃고 흩어졌고, (……)(60~61) 누군들 그렇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내 이야기이기도 했다. ● 20.. 2019. 7. 25.
〈가혹한 소년들〉 〈가혹한 소년들〉 이런 우리를 누가 인간이라고 하겠습니까? 아니 사실 우리는 인간이라는 게 무엇인지도 몰랐습니다. 그러므로 고아원 선생들이 우리를 매일 두들겨 팼던 건 당연했는지도 모릅니다. 짐승은 짐승처럼 다뤄야 하는 법입니다. 우리는 우리대로 말없이 맞았습니다. 순종적인 짐승이 되는 것이 우리의 미덕이고, 우리의 목표였습니다. 우리의 얼굴에 침을 뱉으면 고개를 숙이고, 발로 차면 엎드려서 선생님 죄송합니다를 연발했습니다. 왜 죄송한 걸까요? 그들이 때리기 때문에 죄송한 겁니다. 그들이 때리지 않으면 죄송하지 않은 겁니다. (……) 임승훈(소설) 〈가혹한 소년들〉(『현대문학』 2016년 10월호 82~115), 100. 이런 소설을 읽으면 그 장면을 잊을 수가 없게 됩니다.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는.. 2016.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