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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가치관4

"난 맛있는 건 나부터 먹어" 멋진 레스토랑 분위기의 식탁에 호텔에서나 보던 스테이크가 놓여 있다. 그 여배우가 스스로 차린 음식이다. 일흔이 넘었다는데도 아직 참 고운 그녀가 아름다운 옷을 입고 자리에 앉아 포크와 나이프를 집는다. "난 말이야, 맛있는 것은 나부터 먹어. 자식들만 챙겨주면 엄마는 이런 건 싫어하거나 못 먹는 줄 안다니까?" 그녀가 한 말은 꼭 이렇게는 아니었겠지만 아마도 비슷하긴 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보다 훨씬 더 자극적이었을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그녀가 아주 미웠다. 아니, 그녀를 사정없이 미워하기로 했다. 지금까지 자식을 위해 헌신한, 헌신까진 아니라 해도 맛있는 것 먹으면 가족들부터(가족들을 잠깐이라도) 생각한 사람은 허탈해하지 않았을까? 난 지금까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온 거지? 이제 와서 .. 2023. 8. 7.
살아가는 방법의 차이 어느 학자가 자문 한 건으로 이십 억 원 가까이 받았더라는 뉴스를 봤다. 신고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나는 모른다. 유능한 경우, 고위 공직 임명 문제만 아니라면 그럴 수도 있는 건 사실인 것 같다. 교수도 교수 나름이어서 거기에 비하면 '껌값' 정도를 더 벌려고 발버둥 치는 경우도 있을 것 같고, 이 사례처럼 '어마어마하게' 살아가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허구한 그날들, 훈장을 주겠다고 해도 그걸 받는 데 필요한 공적조서 쓸 시간조차 없었던 내게는(그 제안을 한 상급자 L 씨는 내 대답을 듣고 한마디로 "에이~" 했지만 내심 좋아했을 것이다. 장관(혹은 차관)에게는 본인이 싫다고 하더라고 하면 그만이고 흔쾌히 받고 고마워할 사람은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흔히 야간에 대학원을 나가 학위를 받는 사례를 보면.. 2023. 7. 15.
뉴실버세대의 모습 10년 전, 2011년 2월 어느 날 스크랩한 자료입니다.* 10년 전이 옛날처럼 느껴집니다. 퇴임 2년째였지만 그때만 해도 좋았습니다. 실버세대인 걸 실감하고 뉴실버세대의 모습을 신기해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내 모습을 뉴실버세대의 아홉 가지 모습에 따라 체크해 보았습니다. 만족할 만한 항목은 잘해야 두어 가지? 나머지도 부정적인 건 아니지만 대부분 한참 미흡하거나 한두 가지는 굳이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은 경우입니다. 말하자면 꼭 그런 실버세대가 되고 싶진 않습니다. 10년이 지났으니까 지금의 뉴(新) 실버세대는 또 달라져 있을 것입니다. 누구나 생각하는 바가 있으므로 내가 직접 지금의 실버상(像)을 그려볼 수는 있지만 그 견해를 저렇게 일반화하려면 관련 조사를 바탕으로 깊은 사유가 있어야 .. 2021. 5. 5.
관점 혹은 가치관 며칠 전 이런 댓글을 받았습니다. "선생님의 글을 읽었을 뿐인데, 선생님께서 어떤 가치관을 가지신 교장선생님이신지 알 듯하고 어떤 마음과 몸짓으로 한평생 교단에 서셨는지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고 감히 말씀드리면서 선생님 블로그의 팬이 되고 싶습니다." 독자들로부터 더러 이런 댓글을 받는 '영광으로'(더 멋진 단어는 없겠지요?) 이 블로그를 들여다보며 지냅니다. '블로그를 들여다보며 지낸다'는 건 지금으로서는 소중한 일입니다. 다른 특별한 일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 "어떤 가치관을 가지신 교장선생님이신지 알 듯하고~." '가치관(價値觀)'이란 단어가 내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관점(觀點)' 정도는 괜찮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가지고 있는 그런 '관점'이야 나에게도 몇 가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정치가.. 2011. 9.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