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3 깊은 밤 기다림 새벽에 일어나는 아내는 잠이 들고, 아직 누가 귀가하지 않은 듯한 느낌일 때가 있다. 아이들이 내 곁을 떠난 지 오래되어 가족은 벌써부터 단 둘인데도 그렇다. 조금 서글퍼지다가 기억들은 그 서글픔이 밴 따뜻함으로 바뀐다. 살아가는 일은, 나는 이제 거의 다 괜찮다. 2023. 11. 13. 엘렌 심 『Nancy the cat 고양이 낸시』 엘렌 심 『Nancy the cat 고양이 낸시』 북폴리오 2015 생쥐 지미와 아빠 더거씨가 버려진 아기 고양이 낸시를 데려왔습니다. 낸시는 지미네 가족과 함께 자신이 고양이인 줄도 모르고 생활합니다. 다른 아이들(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고양이 낸시를 모양이 좀 다른 친구쯤으로 여겼습니다. 온갖 에피소드가 있을 수밖에 없고 아슬아슬하고 재미있는 하루하루가 펼쳐집니다. 낸시가 아무래도 '고양이'인 것 같다거나 '분명히' 고양이라는 걸 눈치챈 쥐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고양이를 키워서 나중에 큰 일을 당하면 어떻게 하느냐, 왜 위험한 짓을 하느냐고 대어드는 사람(쥐)도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낸시는 더거씨의 사랑스러운 막내 딸 낸시, 지미의 소중한 동생 낸시, 친구들을 배려하는 낸시, 여러 사람(쥐)이 .. 2016. 1. 20. 파트릭 모디아노 『도라 브루더』 파트릭 모디아노『도라 브루더 Dora Bruder』 김운비 옮김. 문학동네. 2007. '노벨상 특수'와 무관하게 파트릭 모디아노의 작품세계는 꾸준한 화두였다. 서른 편을 훨씬 웃도는 작품들 속에서 작가는 한결같다. 서사는 언뜻 느리고 느슨해 보이지만 섬세하고 탄탄하다. 비슷한 인물들이 비슷한 행동을 통해 비슷한 사건을 일으키고 비슷한 상황에 처한다. 그래서 플롯이 빤해 보이지만 의외로 이야기의 전개는 갈수록 흥미진진하다. 문체는 깔끔하면서도 서정적이며, 문장은 간결하면서도 유려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사안을 다루면서도 객관적인 시선과 냉정한 어투를 유지한다. 모디아노의 작품에 어김없이 등장하는 동일한 테마와 모티프들은 오히려 때마다 새로운 이야깃거리가 된다. 이토록 일관되고 절제된 글쓰기를 통해 작가가 .. 2015. 3. 2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