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육4 선생님! 유리판 좀 치워주세요 (2024.12.27) “벼룩 몇 마리를 빈 어항에 넣는다. 어항의 운두는 벼룩들이 충분히 뛰어넘을 수 있는 높이다. 그다음에는 어항의 아가리를 막기 위해서 유리판을 올려놓는다. 벼룩들은 톡톡 튀어 올라 유리판에 부딪친다. 그러다가 자꾸 부딪쳐서 아프니까 유리판 바로 밑까지만 올라가도록 도약을 조절한다. 한 시간쯤 지나면 단 한 마리의 벼룩도 유리판에 부딪치지 않는다. 모두가 천장에 닿을락 말락 하는 높이까지만 튀어 오르는 것이다. 그러고 나면 유리판을 치워도 벼룩들은 마치 어항이 여전히 막혀 있기라도 한 것처럼 계속 제한된 높이로 튀어 오른다.” 『상상력 사전』(베르나르 베르베르)이라는 책에 나오는 ‘벼룩의 자기 제한’ 이야기입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하는 일들은 어떻습니까? 학생들은 왜 아침 9시까지 등교합니까? 그건 누가 .. 2024. 12. 27. 어느 단역 전문 탤런트가 본 교육(2015.11.30) 그가 내시로 출연한 사극(史劇)이 있었는데, 이번엔 그의 자녀교육을 화제로 한 토크쇼를 봤다. 사회자에 의하면 초등학생 남매에 대한 그의 교육방침을 '심판'하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아버지로서의 구실이 영 엉뚱하고 특이하다는 걸 보여주려는 것 같았다. 주말 아침, 일찍 일어나 책을 읽고 숙제를 하는 그 '착한' 오누이에게 그는 "제발 그러지 좀 말고 함께 놀자"고 보챘다. 뿐만 아니라 아예 "휴일엔 놀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강요하고, 훼방을 놓았다. 종일 그렇게 했다. "하필 휴일에 책을 보나!" "시원하게 놀자" "텃밭(주말농장)에 가자. 거기서 점심 차려먹자" "친구들이 왔으니까 운동하러 나가자"… 부인도 줄곧 남편의 말에 미소로써1 동조했지만, 아이들은 고비마다 시무룩했다. 공부는 언제 하느냐고 항.. 2015. 11. 29. “넌 이제 할머니하고 집에 있어!” “넌 이제 할머니하고 집에 있어!” 아주머니. 저 그저께 아침에 같은 버스를 탔던 사람입니다. 그때 두 자매를 데리고 제 앞자리에 앉으셨잖아요? 방학을 한 아이들이 따라나섰던 거죠? 어디를 가는지, 버스에 오르자마자, 누나는 침착하게 앉아 있었지만, 남동생은 좋아서 어쩔 줄 몰랐.. 2013. 7. 25. 박지영(단편소설) 『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법』 신춘문예작품으로 뽑힌 시(詩) 중에는 잘난 체하는 경우가 보였다. 도대체 어떤 감동을 주려고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단편소설 중에도 그런 경우가 있었다. 딱 한 편으로 자신의 재주를 보여야 하니까 그렇게 잘난 체해야 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 올해 조선일보 신춘문예 작품 중에서 박지영의 단편소설 『청소기로 지구를 구하는 법』은 참 재미있었다. 우선 잘난 체하지 않아서 읽기가 편했다. 청소기 A/S 기사 얘기였다. A/S를 해주러 돌아다니며 인간들의 불합리한 짓거리들을 보고 '이 지구는 더 이상 가망이 없다'고 단정하여 타락한 이 지구를 -청소기로 먼지를 다 빨아들이듯- 싹 쓸어버리고 싶어하던 남자가 따뜻한 시선을 가지기까지의 이야기라고 간추릴 수 있겠다. 굳이 주제를 보여주는 장면을 찾으라면 다.. 2010. 1. 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