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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얘들아, 알아서 해. 알았지?

by 답설재 2025. 9. 1.

얘들아, 여기가 그날 우리가 만난 곳이야.

 

 

 

 

얘들아! '얘들'이라고 해서 미안해.
어쩌겠니. 난 자네들 어쩌고 하기가 싫어. 너희가 20년 후 나처럼 여든이 되어도, 그때까지 죽지 않으면 나는 너희들에게 "얘들아!" 하고 부르기로 작정했어.

 


○흠이와 ○식이는 학교 다닐 때도 조용했지.

조용하고 믿음직한 너희가 좋아. 사람이 그렇잖아. 살면서 점점 험해지기도 하고 나약해지기도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으니 그건 큰 복인 것 같아.

○숙아, 넌 세상이 날 버려도 말없이 나를 바라볼 사람이야. 속으로는 날 미워할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난 널 믿을 거니까 '알아서' 해. 알았지?

○조야, 얼른 손주가 생기면 좋겠지? 넌 뭔가 신뢰를 주는, 따스한 여성이야. 손주가 생기면 그 아이는 너에게만 하는 부탁을 하며 자랄 거야. 두고 봐.

○영아, 난 네가 너의 진가를 발휘하는 걸 발견하지 못했어. 뭔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기대만 하면서 1년을 보냈어. 하필 상급학교 가서 내가 안 볼 때 그렇게 했지?
 
○연에게. 돌아와서 말할 수 없이 고마워. P 선생님께는 미안해도 어쩔 수 없어. 넌 본래 내 아이였으니까. 다시는 놓아줄 수 없어! 그렇게 알고 있으면 돼. 알겠니? 

 


얘들아, 건강해야 한다. 내가 사라진 후에도 너희가 만나는 장면을 생각해 봤어. 그랬으면 좋겠어. 그런 너희들을 지켜볼 수 있을 것 같아.


너희는 나를 알지 못해. 난 내가 가르친 애들을 사랑하며 살아. 너희는 사랑이 뭔지 결코 알 수 없어. 난 너희의 옛 모습을 지키고 있어. 끝까지 그렇게 갈 거야. 알아둬.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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