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돌은 파란 돌이 아닌데
파란 돌이라는 말도 듣지만
파랑돌은 파란 돌이 아니라고 부인할 필요는 없다
사실 파랑돌은 무용舞踊이지만
더 사실은 메아리이기 때문이고
더 사실은 파랑돌이 무엇인지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
임선기 1968년 인천 출생. 1994년 『작가세계』 등단. 시집 『호주머니 속의 시』『꽃과 꽃이 흔들린다』 『항구에 내리는 겨울 소식』 『거의 블루』 『피아노로 가는 눈밭』 등.
『현대문학』 2025년 2월호.

나는 그 '파랑돌'이라는 것이 나 자신이 아닐까 생각해 보고 이 시를 다시 읽어보았다.
나는 그 '파랑돌'이라는 것을 혹 내 아내가 아닐까 생각해보고 시를 다시 읽어보았다.
그러다가 나는 그 '파랑돌'을 예전에 내가 알던 사람 중 한 사람이라고 가정하고 이 시를 읽어보았고, 아마도 그 사람이 맞겠다고 생각하고 시를 다시 읽어보았다.
나는 그 '파랑돌'이 나이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내 아내여도 좋고 내가 전에 알던 사람이어도 좋겠다고 생각했다.
'詩 읽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에드먼드 버크 《숭고와 아름다움의 이념의 기원에 대한 철학적 탐구》 (5) | 2025.04.07 |
---|---|
김복희 「밤비에 자란 사람」 (7) | 2025.03.24 |
주요한 「복사꽃이 피면」 (9) | 2025.03.02 |
박상수 「오래된 집의 영혼으로부터」 (10) | 2025.02.26 |
김원길 「착한 스토커」 (4) | 2025.02.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