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누워 있었다. 어머니 산소 앞이었다.
거기 한 길쯤 자란 덩굴에 대여섯 송이 탐스러운 꽃이 피어 있는 걸 보고 내가 말했다. "꽃이 피었어요."
"그러네."
꽃을 살펴보고 아는 척했다. "장미꽃이네요."
"응."
10월 1일 밤 자정 조금 넘은 시각, 그새 꿈을 꾸었다.
어머니가 떠난 지 52년, 아버지도 23년이나 되었다.
며칠 전까지 무더웠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단 하루도 어렵지 않은 날이 없었던 지난여름이 자꾸 떠오른다.
그리운 거지? 떠날 때가 가까워져서 그런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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