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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30일 밤, 어느 TV 방송 토크쇼에 요즘 여러 영화에 자주 출연하는 배우 G 씨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시종 웃으며 얘기하다가 어느 대목에서 어렵게 지낼 때는 가족조차 연락이 없었고,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고 했다. 잠깐 지나가는 말이 아니라 좀 민망할 정도로 두어 번 반복했고 때로는 말을 멈추고 울먹이다가 끝내 눈물을 닦기도 했다. 혼자 버티기에는 너무 힘든 시기였다면서 계속 혼자였다, 아무하고도 연락이 안 됐다, 모든 시간을 혼자 짊어져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서슴지 않고 그런 발언을 하는 연예인을 전에도 더러 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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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같은데 출연하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하고 있을까?
그 배우처럼 쓰라린 날들을 털어놓고 이야기하는 그런 경우는 그나마 그 고난과 슬픔을 딛고 일어선 경우이고, 텔레비전에 출연하는 연예인의 경우는 당연히 우리가 접하기 쉬운 경우가 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런 경험을 하며 살아가는 것일까, 얼마나 많은 사람이 지금 그런 상황에 있는 것일까......
아직 그 고난과 슬픔 속에 있는 사람은 그런 말을 꺼내기조차 어려울 것이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데 누구에게 그런 말을 하겠는가.
들어줄 사람조차 없으니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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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방송에 함께 출연한 고정 게스트들은 그의 고백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동정 어린 시선을 보냈고, 고생 많았다고 했고, 또 뭐라고 했다.
그렇게 하지, 어떻게 하겠는가?
"그렇게 지내시는 줄 몰랐네요. 말을 하지 그랬어요?" 할까? 이 세상에는 불쌍하고 불행한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 아주 넘쳐난다고 깨우쳐 주었어야 할까?
지금은 그에게 특별한 도움을 주지 않아도 그는 이미 잘 살아가고 있다.
그렇다면 그 토로를 듣는 우리는 함께 좀 미안해하고 이젠 그만 넘어가자고 하면 좋을까?
세상은 본래 그런 것일까?
아니면 사실은 세상은 대체로 따스한 곳일까? 도와주고 싶은 사람, 도울 수 있는 사람은 넘쳐나는데 어떤 사람이 그렇게 어려운 사정에 있는지 알 수가 없는 것일까?
그가 자신의 지난날들을 그렇게 토로해 버렸으므로 그 말을 듣는 쪽에서도 "그렇지요!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에게 뭐 하려고 연락하겠어요?" 하면 어떻게 될까?
아니면 "미안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지내는 줄 몰랐습니다" 하고 얼버무리면 적절할까?
어떻게 하든 입에 꿀 바른 소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아, 그랬구나' 혹은 '그 어려움을 용케 뚫고 나왔구나' 하고 그 발언 속으로는 더 깊이 들어가지는 않고 생각으로만 깊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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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
나는 절대로 그런 고난 속에 빠지지 말자고?
지금 이 순간 내 주변의 그런 사람을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자고?
글쎄......
배우 G 씨의 그 토로는 일종의 폭탄 발언이 아닐까?
나는 아버지가 어느 종교 공동체(종교 조직)의 집사인 아이가 단지 가난 때문에 사정없이 무너지고 사라져 간 경우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때 내 가슴은 사정없이 차가워져서 그런 토로가 아주 자극적으로 들리고 나의 가슴을 후벼 파고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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