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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내가 만난 세상

내가 설마 학대받으며 살겠나?

by 답설재 2021. 4. 26.

 

 

 

청년이 노인을 쳐다본다고 두들겨 패주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버르장머리를 좀 고쳐놓으려고 그랬을까요?

아니면 꼴도 보기 싫었거나 냄새가 심했거나 그것도 아니라면 정말로 빤히 쳐다봤거나..... 감히......

이런 일을 조사하면 그 사람 본래 마음이 아픈 사람이었다더라, 어떻고 하게 됩니다.

지금 세상에 마음이 온전치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나도 사실은 온전치 못합니다.

길을 가득 메우고 걸어오는 젊은것들을 보고 저런 것들에게는 호통을 치거나 실컷 좀 두들겨 패주었으면 싶은데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 싶어서 그 넓은 길 놔두고 얼른 갓길로 비켜섭니다.

그렇게 하면서 호통을 치거나 두들겨패주고 싶다는 맘을 먹은 것이나 그렇게 횡대로 걸어오는 걸 보며 옛날 고을 사또나 암행어서 행차를 본 것처럼 얼른 비탈진 곳으로 올라서는 행위나 다 미친 짓이어서 내가 아무래도 비정상이구나, 약간 미쳤구나 싶은데 이제 와서 굳이 없는 돈 들여 고칠 것도 없지 싶어서 그냥 지냅니다.

 

뉴스를 보고난 씁쓸함으로 이 자료 스크랩을 찾았는데 난처하게도 출처와 날짜가 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자료 저장 날짜가 2010년 6월 15일이라고 되어 있는 걸 보면 10여 년 전 그즈음이었을 것입니다.

72%가 배우자나 자녀로부터?

배우자???

자녀???

십여 년이 지났으니까 그 배우자나 자녀들이 더 심해졌을까요, 아니면 가만둬도 곧 죽을 운명이니 건드리지 말고 꼴 보기 싫어도 참고 견디게 되었을까요?

 

설마 내가 학대 받겠나?

설마?

나는 그렇게 믿지 않습니다.

 

조심하며 살면 되겠지요?

이제 힘도 날개도 다 사그라들었는데 어떻게 하겠습니까?

때리면 맞아야지요.

무조건 조심해야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별 수 있습니까?

별 수가 어디에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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