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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TV 시청2

볼 만한 프로그램 TV 채널이 0부터 999번까지 있다는 말을 처음에 들었을 때 나는 그게 몹시 부담스러웠다. 마치 스마트폰의 기능 중 전화는 겨우 1/100쯤이라는 IT 애호가의 말을 들었을 때처럼. 그 100가지 채널을 어떻게 다 파악해서 골고루 보고 중요한 걸 꼭 챙겨 보고 봐야 할 걸 놓치지 않고 볼 수 있을까, 그게 걱정스러웠고, 세상이 그렇게 되도록 '지상파'(그런데 지상파가 도대체 뭐지?) 방송도 제대로 시청하지 않는(한때 교육자였으면서도 EBS 교육방송 중 유익한 프로그램조차 전혀 시청하지 않고 있는) 자신이 더욱 형편없고 한심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나는 게으름을 피우거나 말거나 세상의 방송은 잘도 돌아가는구나... 방송이 천 가지라니... 아따 세상 참...' 그러다가 곧 돈을 더 내고 이른바 지상파.. 2021. 9. 29.
텔레비전이나 보기 2018.1.10 딸아이가 돌아갔습니다. 지난해 12월 9일에 와서 달포쯤 있다가 오후 6시 반에 이륙한 비행기를 탔는데 밤이 이슥하지만 아직 반도 가지 못했습니다(2018.1.13.토. 22:58). 항공로를 모르니까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공항에서 돌아와 괜히 걔가 있던 방을 들여다보다가 텔레비전 앞에서 꼼짝 않고 세 시간이나 앉아 있었습니다. '내가 뭘 하긴 해야 하는데…….' 강박감인지 평생 텔레비전을 볼 때마다 그 느낌이지만 정작 꼭 해야 할 일은 없습니다. 오늘은 그 앞에 더 오래 앉아 있었을 뿐입니다. 시간은 이렇게 흘러가고 확인해보면 흘러갔고 또 흘러가고 하는 것이지만 사실은 쉬지 않고 그 걸음으로 가고 있을 뿐이고 나는 그저 평범한 인간이니까 이렇게 지낼 뿐입니다. 바보처럼 하고.. 2018. 1.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