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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1997년2

독서 메모 (1997) "안 돼요. 깨끗하게 해야지요. 당신은 북 세이버(book saver)니까, 책에 먼지가 끼는 걸 원하지 않을 거잖아요. 당신은 북 세이버 맞죠?" 북 세이버. 크로아티아에서는 그와 같은 사람들을 그렇게 부를까? 북 세이버라는 건 무슨 의미일까? 책이 망각 속으로 빠지지 않게 하는 사람? 읽지 않는 책에 집착하는 사람? 그의 서재는 마루에서 천장까지 책들로 빼곡하다. 다시는 펼치지 않을 책들이다. 읽을 가치가 없어서가 아니라 시간이 없어서다. 소설 『슬로우 맨』의 한 장면입니다(존 쿳시 J. M. Coetzee / 왕은철 옮김 《슬로우 맨 SLOW MAN》 들녘 2009, 65.) '이 사람도 그렇구나.'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오랫동안 책을 모으는 일에 집중하며 살아왔고, '간간히' '한꺼번에' '많이'.. 2018. 1. 25.
게르트 호프만 《나의 사랑 슈테가르딘》 게르트 호프만 《나의 사랑 슈테가르딘》 안영란 옮김, 찬섬, 1997 너무나 보잘것없는 용모와 달리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철학 교수 리히텐베르크, 열세 살의 아름다운 소녀를 만나는 순간 그의 삶은 돌변한다. 순수한 열망을 가진 리히텐베르크가 순결한 영혼을 가진 열세 살의 소녀를 만난 것이다. "그 때 그는 뭐하는 사람이었죠?" 슈테가르딘이 물었다. "기침." 그가 말했다. 메모를 봤더니 딱 두 줄뿐이다. 그게 절실했을 것이다. 1997년………… 20년 전, 내겐 숨 막히는 시간들이 이어지고 있었다. 세월은 가고 싸늘한 늦가을에 이렇게 앉아 있다. 2017. 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