不二門1 정우신 「不二門 ― 건봉사의 항아리를 정리하는 비구니 리플리컨트」 不二門 ―건봉사의 항아리를 정리하는 비구니 리플리컨트 정우신 선생은 절을 마치고 관으로 돌아가 누웠다 향이 끝나갈 때쯤 살냄새가 났다 불이 꺼진 적이 없던 가마솥 무엇이 들었는지 모른다 삼동내 개들은 장작 연기의 방향에 따라 짖었다 산 중턱까지 뻗어나가지 못하는 차가운 울음소리 눈을 감으면 몇 가지 안 보이고 몇 가지 더 보였다 사람들은 항아리에 새끼를 낳고 찾아가지 않았다 나는 미닫이 창을 달고 선생의 나비를 기다렸다 ―――――――――――――――――――――――――――――― 정우신 1984년 인천 출생. 2016년 『현대문학』 등단. 시집 『비금속 소년』 『현대문학』 2020년 4월호 206~207. 누구와 이 이야기를 하면 좋을지, 이내 응해 줄지…… 어느 시인 사진을 보고 가물가물해졌던 사람의 눈빛을.. 2020. 5. 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