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한 교장1 우리는 그가 이런 교장이었다고 이야기한다 그는 황당한 교장이었다. 2004년 가을에 우리 학교에 온 그는 그 황당함으로 낯설게 다가왔다. 인근 학교 운동회를 구경 다니던 어느 날 오후에 “우리도 운동회를 하자”고 했다. 올해는 계획에 없고, 교육과정 계획은 이미 교육청에 보고한 사항이라고 하자, “계획은 바꿀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운동회는 그냥 하는 게 아니고 계획을 세워 한 달 정도 연습해야 한다는 걸 상기시키자 “당연하다. 그러므로 그냥 할 수 있는 운동회를 하자”고 했다. 할 수 없어서 그 운동회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여주자, 개회식의 ‘개회사’, ‘국민의례’, ‘대회장 인사’ 순으로 짚어 내려가다가 “대회장이 나냐?”고 묻더니 “싫다. 중요한 일도 좀 했지만, 대회장 같은 건 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왜 싫은가 묻자 “인물도 없고,.. 2009. 11.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