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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학교의 변화3

사방팔방으로 가고 싶은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워버리기 (2025.2.28) 변화를 실감한다. 신설학교가 그렇게 늘어나더니 옛 얘기가 되고, 올해 취학 예정자가 아예 단 한 명도 없는 초등학교가 전국적으로 160개교에 가깝다. 이제 입학생 수를 숫자로 다루지 않고 다행히 개별적 존재로서 환영한다. 60~70명씩 ‘수용’하고도 넘쳐나서 2부제 수업까지 해본 세대로서는 무상하다는 말 말고는 표현하기가 어렵다. 선생님이 직접 연주하는 풍금 소리가 사라졌는가 하면, AI 디지털 교과서가 등장하게 되었다. 언젠가부터 선생님들은 시험지에 100점, 90점, 80점… 점수를 매기지 않는다. 문항별로 ○ 또는 ×를 표시해 주고 왜 틀렸는지를 알려준다. 다른 변화도 많다. 일일이 열거하는 건 별 의미가 없을 것 같다. 다만 교육의 방법이나 환경은 몰라보게 달라졌지만, 사회가 학교와 교사를 존중하.. 2025. 2. 28.
예전의 그 학교가 아니라는 J 선생님께 J 선생님! 오늘은 좀 섭섭한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대체로 두 가지 안부를 전합니다. 우선 그저 그렇게 지낸다는 분이 대부분입니다. 회피하는 대답인가 싶어서 구체적으로 물으면 “학교야 늘 그렇지요. 변화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예상외의 일이 빈번하게 벌어지진 않거든요” 하고 여유로운 관점을 보입니다. 만사는 여전(如前)하고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는데 무슨 걱정이냐는 듯합니다. 순전히 짐작이지만 그런 학교는 교장도 느긋해서 1년 내내 큰소리 한번 하지 않고 이른바 학교공동체 구성원 간에 서로 부딪칠 일도 별로 없고 교장실에 교장이 있는지 없는지조차 의심스러울 때가 없지 않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비바람이 몰아쳐도 야단스러운 꼴을 연출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이건 우리가 보기에 그렇다는.. 2024. 8. 30.
학교교육의 변화를 가로막아 되돌려놓는 것 (2022.4.29) 세상이 삭막하다는 느낌일 때 학교를 바라보면 새삼스럽게 아, 저곳이 있지 싶고 아늑한 교실, 가슴 트이는 운동장, 정원, 꽃밭, 놀이터… 추억 어린 곳들이 옛 생각을 불러오기도 한다. 학교는 마지막 남은 마음속 안식처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러나 그 학교도 다 변했다. 우리가 가슴속에 담고 있는 그 학교는 실제로는 세상 어느 곳에도 남아 있지 않다. 엄청나게 변해서 추억을 그대로 보여줄 만한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 옛 세대는 콩나물 교실에서 공부했지만, 지금은 많아 봐야 스무 남은 명이다. 아이들은 각자 책상 하나씩을 차지한다. 구타는 사라졌다. ‘사랑의 매’니 뭐니 하고 회초리 없이 어떻게 교육을 하겠느냐면서 그걸 존치하려는 교육자들이 있었고 ‘독서벌’ ‘운동벌’ ‘한자·영어 쓰기벌’ 등 ‘대체벌’이.. 2022. 4.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