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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퇴근길2

영등포 고가차도의 '선글라스' 서울시가 영등포 고가차도 철거를 시작으로 영등포 로터리 구조개선 사업에 착수한단다. 10월 25일, 어젯밤 11시부터 차량통행을 통제하고 내년 4월까지 약 6개월간 작업을 진행한단다. 하거나 말거나.그렇긴 하다. 나는 이제 저런 번화한 길로 내 차를 몰고 갈 일이 없다. 굳이 그럴 이유가 없다. 한물간 사람이어서 두렵기 때문이다. 부천 소사 살며 광화문 교육부 나갈 때는 저 길로 다녔다. 마포로 들어가고 서대문 쪽을 거쳐 광화문으로 진입하는 그 길을 겁도 없이 다녔다. 2004년 8월 말까지였다. 허구한 날 야간근무를 했지만(수십 명 직원 중 한두 명이 남아 있으면 나는 무조건 남았으니까), 재수 좋은 날은 일찍 퇴근할 수 있었다.그런 날 지금 저 차량들이 달리는 방향으로 귀가하다 보면 참 많이도 밀리고.. 2024. 10. 26.
개망초 향기 "요즘도 많이 바쁘죠?" 그렇게 물으면 되겠지, 생각하며 며칠을 지냈다. 누구에게든 이쪽에서 먼저 전화를 하는 게 점점 어려워지더니 이젠 거의 불가능한 일이 되고 있다. 그러던 차에 전화가 왔네?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하면 수다가 된다는 걸 염두에 두며 대체로 묻는 것에만 대답했다. 너무 서둘러 끊었나? 섭섭해할까 싶어서 개망초 사진을 보내주었다. 답이 없다. ... 바쁘긴 바쁜가 보다. 밤 9시 24분, 잊고 있었는데 답이 왔다. 다섯 시간 만이었다. 저쪽 : 꿀 냄새만 나는 게 아닌걸요~ 개 망할 풀 왜 이리 이뻐요!? 나 : 밭 임자가 의사인데 많이 바쁘겠지요, 지난해 심은 대추나무가 다 죽어 그 혼이 개망초꽃으로 피어나서 그래요 ^^ 저쪽 : 선생님, 눈물 나려고 해요 ㅠㅠ 나 : 아! 이런!!! .. 2023. 7.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