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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코로나 시대의 교육2

지금 아이들 곁에서 퇴근했어요. 컴퓨터는 꼴도 보기 싫어서 폰으로 답장 써요, 선생님. 오후에만 확진자 2명의 연락을 추가로 받고... 그러고 나니 갑자기 제 목이 아픈 것 같고 기침이 나는 것 같았어요. 착각이었지만요. 꼭 걸릴 것만 같이 위태롭고, 이미 우리 학교 교사 확진도 걷잡을 수없이 막 내달리고 있어요. 언제 걸리는지 때를 기다리는 느낌이에요. 사실상 자포자기 상태로 교실만 지킬 뿐이에요. 이게 정점이라고, 이젠 끝물이라고, 이젠 다 왔다고 말해주길 바라요. 아니 말 안 해도 그냥 우리는 이렇게 여기 있을 거예요. ​ 선생님, 어느 신체 기관보다도 눈은, 선생님께 유의미한 부분일 텐데, 말썽이 나면 선생님 속상하실 것 같아요. 장착하면 시력 2.0으로 보완해주는 VR 기계 같은 것, 발명해서 끼고 저의 노안도 치.. 2022. 4. 4.
선생님! 민이가 선생님 뵈러 갔어요 (2021.8.27. 수원일보) 선생님! 저 민이 엄마예요. 민이는 오늘도 선생님 뵈러 갔어요. 민이의 이 시간이 전에 없이 고맙게 느껴져요. 유행가 가사 같아서 좀 그렇지만 행복이 별것 아니라면 전 지금 행복해요. 코로나가 뭔지도 모른 채 살던 지지난해까진 느낄 수 없었던 행복이죠. 민이가 읽은 동시 한 편 보여드릴게요. “아침에 일어나니/목이 돌아가지 않는다//친구가 부르면/목을 돌려야 하는데//몸을 돌린다//근데 친구들이/이런 나를 더 좋아한다//목만 돌렸을 때보다”(몸을 돌린다, 이장근) 이 시가 새삼 다가왔어요. 요즘 아파트 사람들이 서로 잘 쳐다보지를 않아서예요. 마스크가 얼굴을 가려서라고 하겠지요. 아니에요. 행색만 봐도 알잖아요. 눈인사라도 하며 지내던 사람들이 서로 외면하는 것 같아요. 일부러 그러진 않겠지만 ‘사회적 .. 2021. 8.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