찻집 The Tea Shop1 최영미 『내가 사랑하는 시』 최영미 『내가 사랑하는 시』 해냄 2012(초판6쇄) 찻집 The Tea Shop 에즈라 파운드(Ezra Pound 1885~1972), 정규웅 옮김 그 찻집의 소녀는 예전만큼은 예쁘지 않네. 8월이 그녀를 쇠진(衰盡)케 했지. 예전만큼 층계를 열심히 오르지도 않네. 그래, 그녀 또한 중년이 되겠지. 우리에게 과자*를 날라줄 때 풍겨주던 청춘의 빛도 이젠 더 이상 볼 수 없겠네. 그녀 또한 중년이 되겠지. 넘칠 듯한 찻잔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리는 여인을 뒤에서 지긋이 응시하는 중년 남자들의 시선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런데 희한하게도 (한국의 여느 다방에서 목격되듯이) 응큼하거나 추잡하지 않다. 번뜩이는 비유 없이도 성실한 상황묘사만으로 훌륭한 시가 되었다. 계단을 오르듯 하나 하나 언어를 쌓아올려 친근하.. 2016. 2. 1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