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아이1 강성은 「스노볼」 스노볼 강성은 엄마 눈이 내려요 자꾸자꾸 내려요 매일매일 내려요 눈 쌓인 소나무 가지 위에 까마귀가 나무 아래 호랑나비와 장난 치는 고양이가 그대로 멈춰 있어요 누가 이곳에 온다면 차를 대접할 텐데 아무도 오지 않고 가끔 누가 우릴 엿보는 것 같아요 흰 눈 덮인 마을에 불을 지를까요 마을이 다 타버리기 전에 누가 달려와 불을 꺼줄지도 몰라요 겨울은 생각이 많은 시간이에요 생각이 저 눈을 내리게 해요 생각이 우릴 눈 속에 가두었어요 생각을 멈춰야 하는데 아무도 우릴 만나지 못할 거예요 여긴 어떤 슬픈 사람의 마음속인가요 ―――――――――――――――――――――――― 강성은 1973년 경북 의성 출생. 2005년 『문학동네』 등단. 시집 『구두를 신고 잠이 들었다』『단지 조금 이상한』. 아이들이 저승에 가서도.. 2020. 6. 1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