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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좌절2

삶의 상수(常數), 소홀치 않은 장수세(長壽稅) 고난, 수모, 좌절, 소외는 삶의 상수이다. 이 상수의 강력한 관성이 노년의 삶을 추동하는 것이다. 장수가 반드시 호강은 아니지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서 치러야 하는 장수세는 소홀치 않다. 지난해 "현대문학" 9월호(115면)에서 원로 평론가 유종호(1935~) 선생이「오랜 삶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렇게 썼다. 고난, 수모, 좌절, 소외, 이것들이 강력한 관성이 되어 오히려 그의 노년을 지탱해 주는 삶의 상수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행복하고 즐거운 것만은 아니지만 고난, 수모, 좌절, 소외를 당하면서도 삶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자. 하물며 나 같은 처지에 뭘 따지겠나. 다 그렇다, 그럴 수 있다, 그런 것이라고 생각하자. 일일이 따져서 뭘 하겠는가. 길면 긴 대로 생각.. 2023. 12. 6.
'차별' 그 유치함과 극악함 "여기는 순종이든 혼혈이든 간에 인디언이라곤 한 사람도 없어. 게다가 너의 어머니 아버지는 정식으로 결혼하지도 않았어. 우리가 사생아를 받아들인 건 정말이지 네가 처음이다." 나는 할머니가 말해주신 것을 목사에게 이야기했다. 체로키들이 아빠와 엄마를 결혼시켰다고. 목사는 체로키가 한 일 따위는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하면서, 자기는 나에게 질문하지 않았노라고 화를 냈다. 그건 사실이었다. 목사는 그 모든 일에 흥분하기 시작했다. 그는 의자에서 일어나 자기 교단은 누구에게나, 심지어는 동물에게조차 친절한 게 신조라고 했다. 그는 나더러 교회 예배와 저녁 채플 예배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면서, 성경에 따르면 사생아는 어떻게 해도 도저히 구제받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목사의 설교를 듣고 싶으면 들.. 2022. 10.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