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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제발트2

W.G. 제발트『이민자들』Ⅲ (나는 나의 주인인가?) W.G. 제발트(소설) 『이민자들』 이재영 옮김, 창비, 2008 "암브로스 아델바르트 : 내 밀밭은 눈물의 수확이었을 뿐" 문득 떠오르는 생각이 있어 거의 십 년 전의 이 메모를 꺼내보았다. 이런 기막힌 인생도 있다. 암브로스 아델바르트는 남달리 기품 있는 사람이었다. 1차 세계대전 전에 미국으로 건너가 최상류층 집안에서만 일했으므로 인맥이 많아 고향(독일)에서 온 가족과 친지들에게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구해줄 수 있었다. 유대인들은 독일에서 거의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으므로 1차 세계대전 전까지 매년 수십만 명의 유대인들이 맨해튼으로 상륙하여 바워리가와 로우어 이스트 싸이드에 집결했다. 그는 1886년 독일 켐프텐 근처 고프레히츠에서 8남매의 막내로 태어났는데, 첫 번째 사내아이였다. 그러나 두 살도.. 2022. 1. 2.
문서 더미 지금은 꼭 그렇다고는 할 수 없지만 한때, 아니 오랫동안 문서 더미에 둘러싸여 지내면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그렇다고 지금은 생각이 달라졌다는 건 아닙니다. 지금도 그렇게 지내는 사람을 부러워하긴 합니다. W. G. 제발트의 소설 『토성의 고리』를 읽고 있는데 '진도'가 나가지를 않습니다. 읽은 데를 또 읽고 또 읽고 하니까 그렇습니다. 이상도 하지요, 그런데도 짜증이 나거나 하지 않고 새로 읽을 때마다 뭘 좀 더 파악하게 되는 것이 재미있고 신기합니다. 1장에서 다음 부분을 보고 여기에 옮겨두고 싶었습니다. 나는 저녁 무렵에 재닌의 사무실에서 플로베르의 세계관에 대해 그녀와 자주 이야기를 주고받았는데, 거기엔 강의를 위한 메모와 편지, 온갖 종류의 문서들이 엄청나게 널려 있어서 종이의 홍수에 파묻힌 기.. 2020.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