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전찬구2

퇴임 후의 시간들 퇴임 후 나는 힘들었습니다. 불안하고 초조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낮에도 저녁에 자리에 누울 때도 불안했습니다. 사람을 만나기가 두려웠고 전화가 오면 가슴이 덜컹했습니다. 사람이 그립거나 궁금하기도 하지만 그만큼 사람이 싫었습니다. 그 증상을 다 기록하기가 어렵고 그러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러다가 비명에 죽겠다 싶었습니다. 숨쉬기가 어려워서 인터넷에서 숨 쉬는 방법을 찾아 메모하고 아파트 뒷동산에 올라가 연습했습니다. 심장병이 돌출해서 119에 실려 병원에 다녀왔는데 또 그래서 또 실려가고 또 실려갔습니다. 숨쉬기가 거북한 건 심장에는 좋지 않았을 것입니다. 잊히는 걸 싫어하면서 한편으로는 얼른 십 년쯤 훌쩍 지나가기를 빌었습니다(그새 12년이 흘러갔습니다. 누가 나를 인간으로 취급하겠습니까). 그.. 2022. 3. 15.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No.20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No.20"을 러시아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의 연주로 들어봤습니다.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 곡을 들려줄 수 있으면 멋질 것 같았습니다. 비애, 우수어린 피아노협주곡이지만 듣고 있으면 곧 '그래, 일어서야 해!' 그럴 것 같은 곡....... ♬ 베토벤의 , 차이코프스키의 도 들었습니다. 를 연주할 때는 지휘자의 모습이 볼 만했고, 차이코프스키의 곡을 연주할 때는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옵치니코프가 너무도 격렬한 연주를 해서 그의 입에서 곧 "쉭- 쉭-" 하고 힘쓰는 소리가 터져나올 것 같은 느낌으로 바라보았습니다. 그날 밤, 나는 그 콘서트홀 1층 C블록 3열 9번 VIP석에 앉아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잘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음악을 '정말로' 좋아한다면, 그럴 수준이.. 2012.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