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준3 코끼리에 대한 책 쓰기 핀란드 사람들은 스스로에 대해 농담하기를 즐긴다. 가령 독일 사람, 프랑스 사람, 미국 사람, 핀란드 사람에게 각각 코끼리에 관한 책을 써 보라고 하면 어떤 책이 나올까? 빈틈없는 성격을 가진 독일 사람은 『코끼리에 대해 알려진 모든 것』이라는 제목으로 주석이 빵빵하게 달린 두 권짜리 두툼한 학술서를 쓸 것이다. 철학적 명상과 존재론적 고민에 자주 빠지는 프랑스 사람은 『코끼리의 인생과 철학』이라는 책을, 사업적인 감각이 뛰어난 미국 사람은 『코끼리로 돈 버는 법』이라는 책을, 그리고 핀란드 사람은 『코끼리는 핀란드 사람들을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책을 쓸 것이다.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들』(부키, 2007)이라는 책에서 옮겼다.하나마나한 말이지만 핀란드 사람들이라고 해서 다 그런 책을 쓰진 않을 것.. 2024. 11. 3.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BAD SAMARITANS 장하준 《나쁜 사마리아인들》 BAD SAMARITANSThe Myth of Free Trade and the Secret History of Capitalism이순희 옮김, 부키 2007 '나쁜 사마리아인'? (34~35) 1841년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는 영국이 자신들은 높은 관세와 광범위한 보조금을 통해서 경제적인 패권을 장악해 놓고서 정작 다른 나라들에게는 자유 무역을 권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영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적 지위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고 비난하며 "정상의 자리에 도달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뒤따라 올 수 없도록 자신이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은 아주 흔히 쓰이는 영리한 방책"이라고 꼬집었다.오늘날 부자 .. 2024. 10. 28. 《코로나 사피엔스》 최재천, 장하준, 최재붕, 홍기빈, 김누리, 김경일, 정관용 지음 《코로나 사피엔스》 인플루엔셜 2020 "문명의 대전환, 대한민국 대표 석학 6인이 신인류의 미래를 말한다"(副題) CBS〈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제작진이 기획하여 대담으로 엮은 책이다. 심각한데도 흥미롭다. 금방 읽었다. 그래서 그런 생각이 들었겠지. 조금 더 들어갔으면 싶은 아쉬움을 느꼈다. 대담의 단점이고 장점일 것이다. # 청중(상대방)이 솔깃해서 들을 만한 구체적 사실(혹은 진실)들이 수두룩하다(예). * 박쥐가 우리한테 일부러 바이러스를 배달했을까요? (...) 기후 변화 때문에 그 박쥐들이 지금 계속 온대 지방으로 슬금슬금 옮겨 오고 있어요.(25~30) * 정확하게 옛날로 돌아가기는 힘들지 않겠어요? 이제 '새로운 옛날'로 돌.. 2021. 2.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