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서관1 서책끼리 주고 받는 대화 「(……) 그게 무엇인지는 도무지 생각나지 않아. 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다른 서책을 읽든지 하면서…….」 「다른 서책을 읽으시다니요? 다른 서책이 사부님께 도움을 드릴 수가 있습니까?」 「그래야 할 때가 있는 법이다. 서책이라는 것은 긴 줄에 꿰어 있는 것 같은 물건이거든. 종종 이 서책의 이야기와 저 서책의 이야기는 이어져 있는 수도 있다. 무해한 서책은 씨앗과 같아서 불온한 서책에서도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운다. 불연(不然)이면 무해한 서책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이지. 독초 대궁이에 단 열매가 열리는 격이라고 할까. 알베르투스 마그누스의 책을 읽어도 토마스 아퀴나스가 뭐라고 했는지 알 수 있지 않느냐? 토마스 아퀴나스를 읽으면 아베로에스가 뭐라고 했는지도 알 수 있고…….」 「과연 그러하겠.. 2023. 6. 21.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