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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인디언의 영혼2

악에 바친 노인들 열차 안의 저 좌석을 '경로석'이라고 부르면 섭섭해할 노인이 많을 것입니다. 정작 그 좌석에 앉을 수 있는 사람은 노인만도 아닌데 명목으로는 '경로석'이라고 하며 생색을 내는 꼴이 되기 때문입니다. 보십시오. 분명히 '장애인·노약자·임산부·영유아 동반자 의 좌석'이라고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일까요? 연전(年前)에는 그 자리에 앉은 사람을 심사하듯 훑어보고 "아직 새파랗게 젊은 놈이 왜 이 자리에 앉았느냐?"고 따지는 제법 호기로운 노인들도 있었으나, 지금은 그 노인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노인들도 슬슬 서로 눈치나 보며 앉아 있고, 새파랗게 젊은 놈은커녕 새파란 새댁이 떡 하니 앉아 있어도 그걸 뭐라고 말할 수 있는 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노인들도 이제는 아무리 나이가 많아봤자 그 자리에 앉을 수 .. 2012. 1. 9.
오히예사 『인디언의 영혼』 오히예사 『인디언의 영혼』 류시화 옮김, 오래된미래 2004 아이들과 함께 지내니까 별걸 다 보게 됩니다. 며칠 전에는 2학년 아이들이 인디언 복장을 하고 음악에 맞추어 인디언 춤을 보여주었습니다. 비가 온 뒤라 쌀쌀한 것 같았는데 그들은 가을이 깊어지면 본래 그렇다는 걸 아는 듯했습니다. 구태여 말할 필요가 없지 않느냐는 듯했습니다. 내가 물었다. "왜 어떤 뿌리는 약초로 쓰고, 어떤 건 쓰지 않는 거죠?" 할머니가 특유의 빠른 말투로 대답하셨다. "왜냐하면 '위대한 신비'(인디언들이 절대적 존재인 신을 가리킬 때 쓰는 말. '위대한 정령'과 같은 뜻으로 쓰였다)께서는 우리가 무엇이든 쉽게 찾기를 원치 않으시기 때문이지. 그렇게 되면 너나 할 것 없이 치료사가 되겠다고 나설 테니까. 불쌍한 막내야, 넌.. 2009. 10.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