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방송2 종일 음악방송을 들은 날 저녁 https://youtu.be/QqkkOoJ-28A?si=l6-pI-hG_YciY93L 라디오에서 이 음악이 들리면 나는 아득한 느낌이야. 넌 뭘 해, 그 시간에? 그 아득함은 실내로 들어와도 사라지지 않아서 뭘 해야 좋을지 몰라 서성거리곤 해. 여름엔 해가 지려면 한참 더 있어야 하니까 잡초를 뽑든 뭘 하든 하던 일을 좀 더 할 수 있는 여유가 있긴 하지만 그 순간 아득해지는 건 마찬가지야. 한겨울엔 이미 날이 저물어서 그 아득함을 따라 창밖을 내다보게 되고, 이맘때의 가을엔 어둑어둑해지는 시각이야. 바쁘게 뒷정리를 하지 않으면 흙 묻은 호미와 장갑, 장화를 씻기도 어려워져. 오늘은 이미 상현달이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고 있었어. 그곳도 그렇지? 가을이 며칠이나 더 계속될는지 초조해지고 그러다가 이 음.. 2024. 10. 20. "명연주 명음반 정만섭입니다" "안녕하세요~ 명연주 명음반 정만섭입니다." 나는 이 프로그램이 좋다. 이 프로그램 진행자라고 할 말이 없겠나. 음악에 대해 해야만 할 말, 하고 싶은 말이 왜 없겠나. 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을 것이고 그러면 또 시청자들 얘기도 들어야 할 것이다. 그는 조용하다. 인사를 하고 오늘은 이런 음악을 듣겠다고만 한다. 어쩌다가 한번 이 음반은 귀한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지만 그것도 그뿐이다. 간단히 하고 곧장 음악을 듣는다. 나는 이 프로그램이 고맙다. 음악을 들으며 생각할 수 있게 해 준다. 그 두 시간 음악만 듣는다. 생각만 한다. 음악만 듣고 생각만 하는 그 시간이 소중하다. 이 나라에, 방송이 많고 많은 나라에 음악만 듣는 프로그램이 이 하나뿐이라니. 딱 두 시간뿐이라니. 어느 날 나는 자리에 눕겠지. .. 2021. 8. 1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