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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윤동주2

윤동주 《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 윤동주(동시집)《별을 사랑하는 아이들아》조경주 그림/만화, 신형건 엮음, 푸른책들 2016       소년  여기저기서 단풍잎 같은 슬픈 가을이 뚝뚝 떨어진다. 단풍잎 떨어져 나온 자리마다 봄을 마련해 놓고 나뭇가지 위에 하늘이 펼쳐 있다. 가만히 하늘을 들여다보려면 눈썹에 파란 물감이 든다. 두 손으로 따뜻한 볼을 씻어 보면 손바닥에도 파란 물감이 묻어난다. 다시 손바닥을 들여다본다. 손금에는 맑은 강물이 흐르고, 맑은 강물이 흐르고, 강물 속에는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이 어린다. 소년은 황홀히 눈을 감아 본다. 그래도 맑은 강물은 흘러 사랑처럼 슬픈 얼굴─ 아름다운 순이의 얼굴은 어린다.    눈 오는 지도  순이가 떠난다는 아침에 말 못 할 마음으로 함박눈이 내려, 슬픈 것처럼 .. 2024. 9. 24.
이바라기 노리코 「이웃나라 말의 숲」 지난번에 「광화문의 독서상」(2012.10.18)에서 이야기한, 그 아름다운 처녀가 읽고 있는 책을 들여다봤더니 윤동주 시인의 「서시」였습니다. 그때 일본인 시인 이바라기 노리코茨木のり子가 이 시를 이야기한 것이 생각나서 얼른 책을 찾아봤습니다. 다행히 읽은 때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현대문학』 2012년 5월호, 320~323쪽). ☞ 「광화문의 독서상」https://blueletter01.tistory.com/7638114 이웃나라 말의 숲 이바라기 노리코 茨木のり子 숲의 깊이 가면 갈수록 뻗은 가지 엇갈려 교차하며 저 깊숙이 외국어의 숲은 울창하기만 하다 한낮 여전히 어두운 샛길 혼자 터벅터벅 栗(구리)은 밤 風(가제)은 바람 오바케(お化け)는 도깨비 蛇(헤비) 뱀 秘密(히미츠) 비밀 茸(기노코).. 2012. 10.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