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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원망2

이 인생의 길 "너 거기 서! 왜 거기로 다녀?" 개구멍 앞에서 그런 지적을 받으면 당장 뉘우쳤겠지요. 다시는 이 길로 다니지 말아야지. 다른 넓고 버젓한 길을 떠올리며 다짐했겠지요. 잘못은 고치면 되니까요. 고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건 얼마나 다행하고 편리한 것인지요. 그렇지만 그건 아이들의 특권이죠. 성인의 것, 특히 노인의 것은 아니죠. 인생의 이 길은 어떻습니까? "당신은 왜 그렇게 살아왔습니까?" "자네는 그렇게밖에 살 수 없었나?" "아버지는 왜 그렇게 살았나요?" "왜 그랬어. 이 한심한 사람아!......" 이런 경우 어떻게 합니까? 죽어서 다시 태어납니까? 지금부터라도 정신을 차리고 살아가겠다고 다짐합니까? 아니면 항의하거나 적극 변호합니까? "내가 잘못 살아왔다고?" "나는 이렇게밖에 살 수 없었.. 2021. 8. 18.
저 아이- "성질머리가 제 외조부 닮아서……" Ⅰ 내 외손자입니다. 걸음마 단계여서 소파에 의지해 이동하며 즐거워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저 아이네가 처음 마련했던 그 좁은 아파트가 생각납니다. 그나마 무리를 해서 장만한 아파트였으므로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저 아이는 그걸 알 필요도 없었고 알 수도 없었으므로 마냥 즐거운 한때였습니다.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녀석의 저 즐거움이 언제까지라도 이어지게 해주고 싶습니다. 사람 사는 일이 다 그러하므로, 우리에게는―녀석의 아빠 엄마, 외조모 외조부를 막론하고―그때라고 해서 아무 걱정거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지만, 녀석이 즐거워하던 저 순간을 바라보면 나는 언제나 행복했습니다. 녀석이나 녀석의 부모나 내가 이 사진을 받아서 지금까지 간직하고 있는 걸 기억하고 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 '은밀한 행복'을 잃거나 잊.. 2015. 6.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