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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2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렛미인》 2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렛미인》 2 최세희 옮김, 문학동네 2009 벵캐 에드바츠는 단지 시체를 냉장실로 옮기는 일을 할 뿐이었습니다. 호칸 뱅츠손의 시체를 옮기고 퇴근을 하려는 밤, 이 흉측한 뱀파이어가 부스스 일어나 앉았고, "에에에에에에에……" 하거나 "아아아아아아아!" 하고 부르짖었다면 그는 어떠했겠습니까? 수동으로 문을 열고 시체안치실로 들어간 그는 고무장갑을 꼈다. 이게 뭐야? 시트에 덮혀 있던 남자의 몸뚱이가 완전히 드러나 있었다. 성기는 발기해 왼쪽으로 꼿꼿이 서 있었다. 시트는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벵케는 숨을 헐떡였고, 담배연기에 손상된 그의 기도에서 꺽꺽 소리가 났다. 남자는 죽지 않았다. 아니, 죽었을 리가 없었다…… 움직였으니 말이다. (…) 남자의 성한 손이 느실거렸다. 벵.. 2020. 9. 2.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렛미인》 1 욘 아이비데 린드크비스트 《렛미인》 1 최세희 옮김, 문학동네 2009 "(…) 그들은 뜰에서 하루 종일 기다렸습니다. 날이 저물기 시작했을 때 성에서 한 남자가 나오더니 들어와도 좋다고 말했습니다." 엘리는 여자가 깊고 고르게 숨을 내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여자는 어느덧 잠들어 있었다. 엘리의 무릎에 와 닿는 여자의 숨결이 따스했다. 엘리는 여자의 귀 바로 아래 탄력을 잃은 주름진 살갗 밑에서 팔딱팔딱 뛰는 맥박을 발견했다. 고양이는 잠잠해졌다. 화면에서는 자연 다큐멘터리의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고 있었다. 엘리가 여자의 목 부위 동맥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자, 손끝으로 새의 심장 같은 박동이 전해졌다. 엘리는 소파 등받이에 몸을 받치고 조심스럽게 여자의 머리를 앞으로 밀어 무릎 위에 오게 했다. .. 2020.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