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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오주석3

오주석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오주석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솔 1999 진단陳摶(872~989)은 중국 당나라 말에 태어나서 오대십국五代十國의 혼란기를 거쳐 송나라 초기까지 살았던 사람이다. 오대십국의 혼란기에 중원 국가들은 대개 십여 년을 주기로 몰락을 거듭하여 사회 혼란과 백성들의 고초는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진단은 이 난세에 벼슬길을 단념하고 신선술을 연마하여 신비로운 경지에 이르렀는데 118세까지 사는 동안 여러 왕조에서 서로 벼슬을 주려 했으나 모두 받지 않았다. 후주後周의 세종이 불러 신선술을 묻자 그는 "폐하는 만백성의 주인이니 정치에만 전념하시고 금단술 같은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했고, 송나라 태종 때 재상이 은밀하게 묻자 자신은 그런 것을 잘 알지 못한다고 답하면서 "가령 제가 대낮에 하늘을 오르는 재주가.. 2022. 12. 22.
쉽고 재미있고 놀라운 강연록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오주석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 솔 2010 "예술품이란 누가 뭐라 하든 내가 좋아서 보는 것이고 또 내 맘에 꼭 드는 작품 한 점이 있으면 그것 하나 잘 감상한 것으로 충분히 보람이 있습니다." "왠지는 모르지만 자꾸만 마음이 끌리는 작품, 그렇게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작품 몇 점을 골라서 잘 보고 찬찬히 나만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 사람들이 유난히 좋아했던 도자기 같은 것들은 엄청나게 많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조선시대에 우리 조상들이 정말 소중하게 생각했던 것은 공부 많이 하신 큰선비들의 글씨라든가 점잖은 그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이런 것이 국보가 되어야 하는데..." 이런 내용이 자주 나와서 사뭇 재미있게 읽었다. 십여 년 전에 사놓고 데면데면 바라보기만 했다. 읽었으니 .. 2022. 12. 12.
박물관을 찾는 이유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에서 본 이야기 《오주석의 한국의 美 특강》을 읽다가 꼭 기억해두고 싶은 부분을 보았습니다. 그림도 내 마음에 드는 것, 왠지는 모르지만 자꾸만 마음이 끌리는 작품, 그렇게 가장 좋다고 생각되는 작품 몇 점을 골라서 잘 보고 찬찬히 나만의 대화를 나누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 정말 훌륭한 관람객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약 이십 년 전 호암미술관에서 조선백자전朝鮮白磁展을 했을 때인데요. '임금희씨 병甁'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정말 아름다운 백자 병을 따로 단독장單獨欌 안에 전시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한 중년 여성이 그만 이 병에 홀딱 반해 가지고는 거의 30분이 되도록 장을 빙빙 돌면서 영 떠나질 못하는 거예요. 참 아름다운 모습이었습니다. 더 감동적이었던 것은 이분이 일단 전시장 문을 떠났다가, 아무래도 아쉬워서.. 2022.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