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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2

저 정교함! 햇빛만 받으면 그만일 텐데 굳이 저렇게 정교한 이유가 뭘까?내가 한 일 중 저 모습을 닮은 것이 있었나?나는 이렇게 허술한데 인간은 어떻게 해서 ─옳은 일이었든 그른 일이었든─ 자연을 정복해 버릴 수 있었을까? 나는 저 정교함에 대해 감탄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 이유는 모른다.자연과 인간에 대한 이론들은 저것을 설명하려는 것이었겠지?저 정교함은 어떤 이론에 대해 기분이 좋을까? 소설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마쓰이에 마사시)를 읽고 메타세쿼이아를 눈여겨보게 되었다. 금방 참 좋은 나무구나 싶었다. 건축사 무라이 슌스케가 실제 인물 같고, 그가 사무소 직원들로부터 '선생님'으로 존경받는 것이 부러웠고, 그가 그렇게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사무소 정원의 메타세쿼이아를 바라보며 살았을 것 같았다.그래서 그 .. 2024. 5. 5.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김춘미 옮김, 김영사(비채) 2016 무라이 슌스케 씨께 귀 건축설계사무소 직원들 모두 귀하를 "선생님"이라고 불렀으니까 그렇게 부를까요? 그게 자연스러울 것 같기도 하고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이유도 사실은 그 호칭 때문이었습니다.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에서는 "선생님"이라는 호칭의 사용에 대해 뭐랄까 더 인색하다고 할까, 더 엄격하다고 할까, 어쨌든 아무에게나 그 호칭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아서 더욱 그렇습니다. 이렇게 시작하니까 나도 그 사무소 직원들처럼 "선생님" 하고 부르기가 좀 어색하기도 합니다. 무라이 슌스케 씨! 나는 초등학교 교사로 출발해서 지금까지 한시도 교육을 잊고 지낸 시간은 없었고 직접 아이들을 가르친 시간도 이십여 년이어서 사실은 수.. 2022. 1.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