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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억지웃음2

서광일 「웃는 여자」 웃는 여자 서광일 그녀는 참을 수 없었다 소리를 지르며 몸에 힘을 꽉 준다 스킨 로션이 터지고 매니큐어가 쏟아진다 화장대 거울에 비늘 같은 금이 갔다 팽개친 옷들로 장롱은 뒤범벅이다 하루 종일 웃었다 너무 지쳐 오는 길에 한잔했다 안녕하십니까~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몇 개 안 되는 문장의 주어는 고객님이다 CCTV 그 속에서 웃고 있을 자신을 상상한다 백화점 1층 화장품 매장 앞에는 쓸데없이 사람들이 많다 문을 잠그고 창을 걸어 닫고 그녀는 욕을 하며 집히는 대로 집어 던진다 침대 시트에 피가 흥건한 날도 있었다 거울 속에서 웃고 있는 쟤는 누굴까 어차피 전부 닦고 치워야겠지만 헝클어진 화장지처럼 그녀는 웃었다 울었다 선풍기 목을 부러뜨렸다 휴대폰을 박살냈다 아침이면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녀 8.. 2022. 10. 19.
1996년 어느 가을날 1996년, 교육부에서 근무하던 때의 어느 가을밤이었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들어가 교과서 수정 작업을 하고 있는데, 옆방에 근무하는 이안세 연구사님이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했습니다. 그 사진이란 제가 언제 책을 내게 되면 저자 프로필에 쓸 만한 사진을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분은 저보다 훨씬 먼저 교육부에 들어간 선배였지만, 오랫동안 파견교사였고 아마 저보다 나중에 연구사가 된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분이 파견근무를 하게 된 것은 사진 촬영에 취미가 있기 때문이었고, 당시 교육부 기관지 『교육월보』에는 그런 사람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는 『교육월보』의 제호가 『교육마당』으로 바뀌기 전이었을 것이고, 그 제호가 지금은 다시 『꿈나래 21』이 되어 있습니다. 『교육월보』 이전의 『문교월보』가 생각나십니.. 2010.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