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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알츠하이머2

리베카 솔닛(에세이) 《멀고도 가까운》 리베카 솔닛 《멀고도 가까운》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김현우 옮김, 반비 2022(2016) 부모가 알츠하이머 혹은 치매에 걸렸을 때 함께, 그러니까 24시간 함께 생활해보지 않았으면 그 질환 혹은 환자에 대해, 환자와 함께하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주제넘다. 이건 확실하다. 나는 그렇게 주장한다. 또 그 환자를 마음 깊이 사랑했다는 건 입으로 그렇게 말할 수는 있어도 그게 가능한 일인지 의심스럽다. 나는 그것에 대해서도 의심스럽다고 단정한다. 이 책은 그런 어머니와의 관계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리베카 솔닛의 어머니는 평생 딸을 못마땅해하고, 시기하고, 불평했다. 리베카는 그 어머니가 알츠하이머를 앓다가 죽은 후 어머니의 삶을 추적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가지.. 2023. 3. 18.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김영하 《살인자의 기억법》 문학동네 2013 아주 아주 무서운 살인자가 자기가 누구인지, 무슨 짓을 한 건지도 모르게 되는, 잊어버리게 되는 이야기다. 대단한 소설이구나 싶었다. 읽지 않고 혹은 잘못 읽고 이야기하는 건 건방지거나 유치한 경우가 될 것이다. 1 내가 마지막으로 사람을 죽인 것은 벌써 25년 전, 아니 26년 전인가, 하여튼 그쯤의 일이다. 그때까지 나를 추동한 힘은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살인의 충동, 변태성욕 따위가 아니었다. 아쉬움이었다. 더 완벽한 쾌감이 가능하리라는 희망. 희생자를 묻을 때마다 나는 되뇌곤 했다. 다음엔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내가 살인을 멈춘 것은 바로 그 희망이 사라졌기 때문이다.(7) 첫 장면이다. TV에서 "수의사로 일하다 은퇴한 이후로는 평소 주민들과 접.. 2018. 9.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