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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아이 사랑2

가끔만 예쁜 아이들 무슨 큰 일이나 한다고 자부하며 매달 장애인을 돕는 성금을 내고 있었는데 그 단체의 복지사가 전화를 하더니 '일대 일' 결연을 맺지 않겠는지 물었습니다. 생각해보겠다고 했더니 사진을 보내주면서 돈은 매달 보내주는 것만으로도 좋다, 간혹 직접 만나주면 더 좋지만 그러지 않아도 좋다, 명절 때나 성금을 조금만 더 내면 된다, 등등 조건들은 다 좋은데, 성하지 않은 그 몸을 보니까 도저히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이 일지 않았습니다. 그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면서 종전처럼 성금만 내겠다고 했더니 '선뜻' 좋다고 했습니다. 선뜻? 그 복지사는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선뜻 그렇게 하라고 했지만 나는 그날 그 시간의 일을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 잊지 않고 살아왔습니다. 다른 건 몰라도 남을 돕는 일에 대해서는 가소롭.. 2020. 11. 10.
그의 부모님 보십시오, 제가 그 애를 사랑합니다 성복 학부모님께 드리는 파란편지 78 그의 부모님 보십시오, 제가 그 애를 사랑합니다 입학한 지 며칠 되지 않은 1학년 아이들이 담임을 따라 제 방에 들어왔습니다. 교장은 어디에서 무얼 하는 사람인지 보러 왔겠지요. 저 앞에서 걸어가던 아이가 부딪혀 비뚤어진 물건을 한 여자애가 지나면서 바르게 놓았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며 그렇게 했을까요? 저는 그 어린것을 사랑합니다. 6학년 남자아이가 계단을 오르고 있습니다. 기가 펄펄 살아 있어야 할 그 애는 풀이 죽었습니다. 머리가 아프고 메스꺼워서 보건실을 다녀오는 길이라고 했습니다. 이마를 짚어보았더니 뜨겁습니다. 그 이마에 입술을 대어보며, 그런 몸으로 무얼 배운다고 학교에 있는 그 아이에게 미안하였고, 그 순간 내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요즘 .. 2007.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