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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신인류2

길가메시 프로젝트 : 불멸의 신인류 이 블로그 유입 키워드 목록에서 '길가메시 프로젝트'를 발견했다. '그거라면 내가 알고 있지' 생각했다. 사실은 나도 오래 전에 그 왕의 이야기를 읽었고, 죽지 않고 영원히 산다는 건 어차피 이루어지지도 않을 일에 대한 인간의 무모한 욕심을 나타낸 것이어서 기억하고 싶지도 않았기 때문이었는지 그 기억이 흐릿했으나 《사피엔스》(유발 하라리)에서 길가메시 이야기를 다시 읽은 것이 최근이어서 기억에 생생했을 뿐이었다. 그러므로 '그거라면 내가 알고 있지'라는 생각은 주제넘은 것이고 조리있게 설명하기가 그리 쉬운 것도 아니어서 얼른 책을 펼쳐보았다. 유발 하라리는 "해결이 불가능해 보이는 인류의 모든 문제 중에서도 가장 성가시고 흥미롭고 중요한 것은 늘 죽음의 문제였다."고 전제하고 다음과 같이 길가메시 이야기.. 2024. 3. 31.
이세돌 Ⅰ : 마음연구? 조선일보 2016.3.10. 1면. 한겨레 2016.3.10. 1면. 오후에는 바둑을 배웠다. 그것은 수많은 흑색과 백색 돌로 된 고상한 판놀이였다. 희고 고운, 종이 같이 엷은 바둑돌에서 나는 바닷가의 조개 부스러기를 연상했다. 검은 돌은 굵고 둥글며 석판처럼 회색이 돌았다. 그것들은 강바닥에서 주워 온 것 같았다. 내가 주의 깊게 희고 검은 돌들을 살피고 있을 때, "자, 검은 돌을 쥐어라." 아버지가 이렇게 말했다. "네 힘껏 돌을 판 위에 놓아라!" 나는 그렇게 했고, 위가 바둑판인 상자는 맑고 은은한 소리를 오랫동안 울렸다. 상자의 빈 곳은 많은 동선으로 감겨 있다고 아버지는 설명했다. "상대방이 돌을 놓거든 소리가 울리는 동안 기다려라. 그리고는 너의 돌을 놓으며, 무슨 일이 있어도 경솔하게 .. 2016.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