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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세월의 끝에 이르면 하나의 이야기로 엮이기를 기대하며 쓰는 편지

선비2

죽음 너머로의 대화 나는 오래전에 죽은 아버지, 어머니와의 대화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며 살았다. 어쩌다가 몇 년에 한 번씩 나도 죽어 저승에 가면 만나서 회포를 풀 수 있을까 싶기는 했다. 그러다가 최근에는 가끔이긴 하지만 전보다는 자주 어머니를 생각하게 되었고, 특히 아버지는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하게 되었다. 또 전에는 내게 짐을 맡기고 일찍 세상을 떠난 두 분에 대한 원망이 컸지만 최근에는 있었던 일을 떠올리거나 이 일 저 일로 미안한 마음 같은 것들을 떠올린다. 원망하는 마음은 절로 사라졌다. 어머니는 저승으로 간지 51년, 논밭에서 죽도록 일만 한 일생, 큰댁에 걸핏하면 나락을 다 퍼주는 아버지와 다투던 일, 내가 초임 발령받은 학교 운동장에서 사진 찍은 일, 아내가 첫째를 임신하여 만삭의 몸으로 아픈 어머니.. 2023. 11. 17.
안대희 《선비답게 산다는 것》 안대희 《선비답게 산다는 것》 푸른역사 2007 선비는 일찍 일어나서…….' 책을 구해두고 읽지는 않은 채 10여 년 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어 있을 책으로 여겼습니다. 주로 조선의 선비들 얘기였습니다. 이 선비는 이렇고 저 선비는 저렇고, 이런 생각을 했고 저런 일을 했고, 그러므로 어쩌면 '선비는 일찍 일어나서…….'와 같은 얘기일 수도 있습니다. - 스스로 쓴 선비들의 묘지명 - 13년 동안 써내려간 일기 《흠영》 - 이경전과 김정국 식 여유 - 성호 이익의 절식 철학 - 역사가 심판한 김안로, 역사가 평가한 유목인 ………… 사재思齋 김정국金正國(1485~1541)은 팔여(八餘)라는 호도 갖고 있었는데 어느 친구가 이 호의 의미를 물었을 때 이렇게 대꾸했답니다. 토란국과 보리밥을 배불리 .. 2018. 5. 15.